8월은 일요일에 왔습니다.
출장지에 하루 먼저 도착해
하루 쉬고 다음날부터 일하려는
사람 같습니다.
8월이 일요일에 온 것은 어쩌면
시간에 대해 생각해보라는
시간의 배려일지 모릅니다.
'2021년에 들어선 지
일곱 달이 지났다, 너는 그 일곱 달을
뭐 하는 데 썼느냐?'
절박한 매미들의 울음 사이로 시간의
음성이 들리는 듯합니다.
2021년 8월 1일의 우리는
나날의 삶과 그 삶이 수반하는 무게에 눌려
질문을 잃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뫼비우스의 띠를 닮은 숫자 8
8월이야말로 잃어버린 질문을 찾아내기에
좋은 계절입니다.
어디서 찾아야 할지 알 수 없을 땐
19세기 영국 시인 알프레드 테니슨
(Alfred, Lord Tennyson: 1809-1892)의 시
'합창 (Choric Song)의 2연에서 시작해도
좋겠지요.
2
Why are we weighed upon with heaviness,
And utterly consumed with sharp distress,
While all things else have rest from weariness?
All things have rest; why should we toil alone,
We only toil, who are the first of things,
And make perpetual moan,
Still from one sorrow to another thrown;
Nor ever fold our wings,
And cease from wanderings,
Nor steep our brows in slumber's holy balm;
Nor harken what the inner spirit sings,
"There is no joy but calm!" --
Why should we only toil, the roof and crown of things?
왜 우린 짓눌려 있을까,
괴로움에 시달려 기진맥진한 채,
만물은 피로와 권태에서 놓여나 휴식하는데?
만물은 쉬고 있는데 왜 우리만 힘들게 애쓰는가,
우리만 죽어라 애쓰네, 만물의 영장이라는 우리만,
그러면서 끝없이 신음하네,
하나의 슬픔에서 다른 슬픔으로 던져진 채;
한 번도 날개를 접지 못하고,
한 번도 방랑을 멈추지 못하고,
성스러운 잠의 향유에 눈썹을 적시지도 못하고;
내면의 노래에 귀기울이지도 못하고,
"평온 없이는 기쁨도 없다!" --
왜 우리만 애써야 하는가, 만물의 영장이라는 우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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