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어느 날의 독서 일기 (2021년 8월 22일)

divicom 2021. 8. 22. 08:09

새책을 읽지 못하니 노트에 적어둔 구절을 읽습니다.

박준상 교수의 <빈 중심>에서 발췌한 구절들입니다.

 

91쪽부터는  모두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혁명적 정치인인

사드 후작 (1740-1814)에 관한 기술이거나, 사드의 말이라고 합니다.

사드의 이름에서 '가학증'을 뜻하는 '사디즘 (sadism)'이 나왔습니다.

말없음표는 단어나 문장이 생략됐음을 뜻합니다.

 

45쪽: "사상가가 되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입구에 이렇게

 쓰여져 있다. '너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 니체

 

82쪽: 어떻게 죽음에 대해,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말할 수 있는가?

 

91-92쪽: 사드는 절대적으로 틀린 것을 말하기 위해

글쓰기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집요하게 수행한 작가이다...

다시 말해 그가 언어를 통해, 언어를 거쳐 완벽한 어둠으로 내려간다는 사실에,

그가 언어를 수단으로 언어에 대한 완전한 부정으로, 침묵으로 나아간다는 사실에

사드의 사유는 고전적 의미에서의 철학과 대립된다.

 

95쪽: "오 인간이여, 네가 자랑스러워하는 이 아름다운 이성, 우리의 성향에 따라

항상 어두워지는 이 숭고한 이성은 무엇인가? 그것이 우리가 자연으로부터 받은

가장 불길한 선물이 아니라면, 그것은 무엇인가?"

사드에게 이성은 보편적이지 않으며 보편화될 수도 없다...

사드가 증명하기를 원하는 것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규정하는 능력인 이성이

상대적이라는 사실이다.

 

96쪽: "자연은 무작위로 빛을 발한다. 아들과 아버지, 사원과 유곽,

독신자(篤信者)와 불한당, 모두가 자연의 마음에 든다."

 

97쪽: "우리 정신이 가져올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승리와

맛볼 수 있는 가장 큰 감미로운 쾌락은... 모든 금기를 부수는 데에 있다. "

그렇다면 법에 대한 절대적 거부, 그것이 그에게 법이다.

 

100쪽: 사디즘은, 일반적으로 오해되기 쉬운 바와는 반대로, 

쾌락에 빠지는 데에도, 쾌락을 목표로 추구하는 데에도 있지 않다...

사드 사상의 핵심은 불굴의 의지를 바탕으로 모든 고통을 감수해서라도--

예를 들어 사회로부터의 배제와 추방, 그리고 죽음의 위협속에서도--범죄를

실행하려는 의지에 있다.

 

101쪽: 사드적 이성은 무차별적이기 때문에 절대적이다. 사드의 사상은

인류 전체를, 보다 정확히, 문화세계에 살고 있는 인간들을 혐오하며

그들이 절멸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상이다.

                                              -- 박준상, <빈 중심>, 그린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