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어머니의 구순 잔치(2019년 3월 17일)

divicom 2019. 3. 17. 08:08

내일은 어머니의 아흔 번째 생신입니다.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고려해 어제 저녁 생신 잔치를 했습니다.


잔치라고 해야 가족 모임입니다.

당신의 다섯 자녀와 그들의 배우자들, 

그들의 아이들과 그 아이들이 낳은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장소는 자녀들 중 유일하게 단독주택에 사는 둘째 아들네였습니다.

거실 한가운데 상 세 개를 이어 붙여 잔치상을 차렸습니다.

다섯 자녀들이 각기 준비한 음식들이 알록달록 상을 채웠습니다.

당신이 만들어 오신 두 가지 떡은 식사 후 상에 올랐습니다.

케잌 대신 떡에 한줌 초를 꽂아 불을 붙이니

웃음으로 환한 방이 더욱 환해졌습니다.


어머니는 삶이라는 소임을 잘해낸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존경과 사랑과 축하의 박수를 받으셨습니다. 


그러나... 남들이 부러워하는 삶과는 상관없이

본인은 늘 외로우실 겁니다.

60년 이상 해로하신 아버지를 잃은 지 4년이 되어가고

심신이 두루 건강해 만날 수 있는 친구분이 거의 안 계시니까요. 


어머니의 외로움을 생각하며 눈물지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지만

그래도, 어머니의 내년 생신, 내후년 생신도 한자리에서 축하드리고 싶습니다. 


엄마, 사랑하옵는 이춘매 여사님, 부디 건강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