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뼘 마당을 쓸다가 흙만 담긴 화분에 푸르게 솟은 잎을 보았습니다.
먼지 앉은 군자란의 길고 너른 잎들을 털다가
잎 속에 숨어 솟고 있는 꽃대를 보았습니다.
재스민의 바랜 잎 위로 참새의 혓바닥처럼 솟아난 새 잎이 보였습니다.
버스정거장 옆길에선 진달래와 개나리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뿌리에서 올라온 녹색 물이 마른 가지들의 갈색을
녹색으로 바꾸고 있었습니다.
모두 봄을 준비하는구나!
지난 겨울 우리를 붙잡던 수많은 것들과 이별하고
우리는 또 봄으로 가고 있구나!
계절은 각성을 불러옵니다.
다시 봄입니다.
이 봄, 무엇을 보고 어떻게 살아야
군자란과 재스민과 진달래와 개나리에 부끄럽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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