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아, 박근혜 씨!(2017년 10월 16일)

divicom 2017. 10. 16. 22:49

오늘 박근혜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처음으로 입을 열어, 자신의 구속을 연장하려는 재판부를 믿을 수 없다고 했다고 합니다. 그는 준비해온 글을 읽었다는데, 누가 쓴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의 '발언'은 예나 지금이나 이상합니다.


뉴스1 통신사의 기사를 보면 그는 "이제 정치적 외풍과 여론 압력에도 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할 것이라는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향후 재판은 재판부의 뜻에 맡기며 더 어렵고 힘든 

과정을 겪어야 할지도 모르지만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는데, 왜 이렇게 말을 복잡하게 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것만이 아닙니다. 그이가 발언하는 4분 동안 방청석이 '눈물바다'가 되었다는데, 

왜 눈물바다가 되었는지도 이해할 수 없고, 유영하 변호사가 "이제 변호인들은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과 피를 

토하는 심정을 억누르면서… 살기 가득 찬 이 법정에 박 전 대통령을 홀로 두고 떠난다"고 말했다고 하는데,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과 피를 토하는 심정'이 어떤 것인지, 정말 그런 심정이라면 왜 "박 전 대통령을 홀로 두고" 

떠나는 건지 이해할 수도 없습니다. 


하긴 박근혜 씨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2013년 2월부터 이 나라에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연이어 일어났으니 지금 

그이와 그이의 사람들이 하는 짓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아래는 뉴스1의 관련 기사입니다.



박근혜, 법정서 '작심 4분 발언'…방청석 '눈물바다'

"추가 구속 받아들이기 어렵다"…첫 입장 표명
유영하 "朴 홀로 두고 떠난다"…변호인단 전원 사퇴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2017-10-16 11:55 송고 | 2017-10-16 18:41 최종수정

"지난 6개월 동안 재판했는데 다시 구속이 필요하다고 한 건 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박근혜 전 대통령(65)이 법정에서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지난 13일 롯데·SK그룹으로부터 제3자 뇌물수수와 관련한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열린 16일 재판에서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뇌물 등 혐의에 대한 80차 공판에서 이렇게 밝혔다.

오전 10시쯤 남색 정장 차림에 안경을 착용하고 법정에 입장한 박 전 대통령은 재판부에 가벼운 묵례를 했다. 특유의 올림머리는 그대로였다. 박 전 대통령이 입정하자 변호인들은 기립했고, 피고인석에 다다르자 인사를 하며 예를 표했다.

박 전 대통령과 변호인이 착석하자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 발부는 법리적으로 위법하지 않다면서, 앞으로도 신속한 재판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변호인단의 유영하 변호사는 "피고인이 할 말이 있다"며 마이크를 박 전 대통령에게 넘겼다. 재판 시작 5분 후였다.

박 전 대통령 앞에 놓인 마이크가 켜지자 그는 준비해온 글을 차분히 읽어 내려갔다. 초반에는 목소리가 떨렸지만 이내 안정을 되찾았다.

박 전 대통령은 "재판을 받는 지난 6개월 동안 참담하고 비참한 시간이었다"며 "한 사람에 대한 믿음이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배신으로 돌아왔고 이로 인해 저는 명예와 삶을 잃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구속영장이 추가 발부된 것에 대해서는 "이제 정치적 외풍과 여론 압력에도 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할 것이라는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향후 재판은 재판부의 뜻에 맡기며 더 어렵고 힘든 과정을 겪어야 할지도 모르지만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이 부분을 읽어 내려갈 때 그의 목소리에는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이어 "이 사건의 역사적 멍에와 책임은 제가 지고 가겠다"며 "모든 책임은 저에게 묻고 저로 인해 법정에 선 공직자와 기업인에게는 관용이 있기를 바란다"는 당부의 말을 끝으로 준비한 글을 마무리했다. 약 4분간의 짧은 발언이었지만, 방청객의 분위기는 크게 술렁였다.

박 전 대통령이 준비한 발언을 마치자 유 변호사는 재판부에 휴정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변호인단의 요청을 받아들여 재판 시작 10여분 만에 휴정했다. 

박 전 대통령은 휴정을 위해 법정 밖을 나서면서 변호인단과 작별의 인사를 나눴다. 박 전 대통령이 법정 밖을 나가자 그를 지지하던 방청객들은 "힘내세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그는 따로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약 20분간의 휴정 후 재판이 속행하자 변호인석에는 유 변호사만 홀로 남아있었다. 

유 변호사는 "(추가 구속영장 발부로)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규정하는 무죄추정과 불구속재판이란 대원칙이 무너지는 걸 목도하면서 향후 재판에 관여해야 할 당위성을 느끼지 못했다"며 "이제 변호인들은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과 피를 토하는 심정을 억누르면서… 살기 가득 찬 이 법정에 박 전 대통령을 홀로 두고 떠난다"고 말했다.

이따금 감정이 복받친 유 변호사의 발언이 이어지자 방청석은 울음 바다가 됐고, 재판부는 방청석에 정숙을 유지할 것을 당부했지만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건의 내용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을 도울 수 있는 것은 현재의 변호인단이라며 사퇴를 재고할 것을 요청했지만, 유 변호사는 재판부에 '사임신고서'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증인신문이 예정된 19일 재판은 일단 진행한다고 밝힌 후 재판을 종료했다. 박 전 대통령은 다시 구치소로 향하기 위해 법정을 빠져나갔다. 재판부에 대한 가벼운 묵례도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이 법정 밖을 빠져나가자마자 한 여성 방청객이 "저를 사형시켜 주세요"라고 외치며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 방청객에게 퇴정을 명령했고, 법정 경위들은 그를 법정 밖으로 밀어냈다. 법정 밖으로 끌려나가다시피 한 이 방청객은 감정을 이기지 못한 듯 그 자리에서 쓰러지기도 했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