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늘 행동하는 나라였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더 바빠진 것 같습니다.
바쁘게 행동하는 것이 꼭 좋은 게 아니라는 건 주변 사람들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가장 최근 미국이 취한 행동은 지난 12일 유네스코(UNESCO: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에서 탈퇴하겠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유네스코 탈퇴가 2018년 12월 31일에 발효되면, 미국은 '영구 옵서버' 지위를 추진할 거라고 합니다.
탈퇴 이유는 유네스코가 이스라엘보다 팔레스타인을 편든다는 것입니다. 2011년 유네스코 총회에서 이루어진
투표로 팔레스타인이 정회원으로 가입하자, 미국은 분담금 납부를 중지했고 현재까지 5억 5천만 달러를 미납했다고 합니다. 미국이 유네스코에서 탈퇴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이스라엘 외교부도 곧 탈퇴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미국은 1980년대 이미 한 차례 유네스코에서 탈퇴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유네스코의 '반 이스라엘' 정서를 이유로 삼았습니다. 그 후 2003년에 재가입했으니, 대통령이 바뀌면 다시 가입할 수도 있겠지요.
미국은 그동안 유네스코 예산의 22퍼센트를 분담해왔는데 미국이 유네스코를 떠난다고 하자 미국에 이어 2위
(9.7%)의 분담국인 일본이 우려 섞인 관심을 보인다고 합니다. 혹시 현재 분담금 3위 (7.9%)인 중국의 목소리가
커지지 않을까 걱정한다는 것이지요. 아닌 게 아니라 중국은 미국의 빈 자리를 차지할 생각을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를 반대했던 중국은 '유네스코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며 앞으로 더욱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했다고 합니다. 유네스코를 둘러싼 각국의 움직임을 보며 웃다가 문득 생각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언어폭력과
무력시위도 먼 곳의 사람들에게는 재미있게 보이는 것 아닐까... 아래는 뉴스1 통신의 관련 기사입니다.
미국 유네스코 탈퇴하자 중국 유네스코 활동 늘릴 것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유네스코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며 “중국은 회원국과 협력해 유네스코에서의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유네스코 탈퇴를 발표한 직후 나온 성명이다.
중국은 미국 일본에 이어 유네스코의 3번째 자금 분담국이다. 중국은 유네스코의 자금 7.9%를 대고 있다. 미국은 22%, 일본은 9%이다.
가장 많은 분담을 내오던 미국이 유네스코 탈퇴를 선언함에 따라 중국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은 분담금을 더 부담하는 방법 등으로 유네스코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할 전망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상하이 푸단대학 국제기구 연구 센터 소장인 장꾸이홍은 “중국의 힘이 커짐에 따라 중국은 국제기구에서의 역할을 늘리려 하고 있다”며 “미국의 탈퇴에 따라 다른 나라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활동해야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다른 전문가들은 미국이 파리협약을 탈퇴한 이후 중국이 미국을 대신해 파리 협약의 수호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처럼 미국이 유네스코를 탈퇴해도 중국이 그 빈자리를 메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2014년 파리 유네스코 본부를 직접 방문할 정도로 유네스코에 관심이 많으며,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도 유네스코의 여성 교육을 위한 캠페인의 특별 홍보 대사다.
전문가들은 ‘미국 우선’을 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하면 미국은 다시 유네스코로 돌아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이 유네스코를 탈퇴했다 다시 돌아온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오드리 아줄레이(45)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 유네스코 차기 사무총장으로 선출됐다. 아줄레이 전 장관은 13일 진행된 유네스코 집행위원회의 6차 결선투표에서 사무총장 자리를 두고 맞붙은 하마드 빈 압둘 알카와리 전 카타르 문화부장관을 30대 28로 꺾었다.
'동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피아니스트를 살린 사람들(2017년 10월 19일) (0) | 2017.10.19 |
---|---|
아, 박근혜 씨!(2017년 10월 16일) (0) | 2017.10.16 |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2017년 10월 9일) (0) | 2017.10.09 |
2017 노벨문학상과 한국(2017년 10월 5일) (0) | 2017.10.05 |
무엇이 두려운가?(2017년 10월 1일) (0) | 2017.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