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포크가수 조동진 씨 영면(2017년 8월 31일)

divicom 2017. 8. 31. 17:49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아침 8시 6분부터 9시까지 tbs FM(95.1MHz)에서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한 시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프로그램이지만 제법 공들여 준비하는데, 준비 과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선곡입니다. 겨우 다섯 곡을 들려드리니 더욱 신경 써서 골라야 합니다. 대개 진행자인 제가 하는 말이나 전달하는 소식과 관련되는 음악을 선택합니다.


지난 5년여 동안 대중 가수의 노래, 성악가의 노래, 연주곡, 동요, 합창 등 다양한 음악을 고르면서 새로이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아무리 잘 부르는 가수의 노래라도 일요일 이른 아침에 방송할 수 없는 노래가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의 노래는 너무 슬퍼서 방송할 수 없고 어떤 사람의 노래는 좀 상스러워서 들려드릴 수가 없습니다. 

빨라도 천박하지 않아야 하고 느려도 청승맞지 않아야 들려드릴 수가 있습니다.


가끔 '즐거운 산책...'에서 조동진 씨의 노래를 들려드리다 보면 듣고 있는 제 마음 속에도 평화가 깃들곤 했습니다. 

마구 내닫던 마차를 세우고 잠시 풀밭에 내려 멀리 숲과 하늘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그런데 그분이 지난 28일 70세를 일기로 돌아가셨습니다. 

요즘 기준으로 보면 연세도 많지 않으신데다, 그분이 세웠던 다양한 계획을 생각하면 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그분이 돌아가신 후 온갖 헌사로 그분을 추앙하는 사람들과 언론... 

그들이 그분의 음악을 얼마나 들었는지, 들을지 궁금합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음악가를 사랑하려면 우선 그의 음악을 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아래는 조동진 씨의 영면을 알리는 서울신문 기사입니다.   



음유시인 조동진, 애도 속에 영면

한국을 대표하는 음유시인 조동진이 영면했다.

30일 경기 고양 일산병원 장례식장에서 포크계 대부 고 조동진의 발인이 유족과 동료들의 눈물 속에 엄수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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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경기 고양 일산병원 장례식장에서 포크계 대부 고 조동진의 발인이 유족과 동료들의 눈물 속에 엄수됐다.
연합뉴스

조동진의 장례식이 30일 오전 5시 30분 경기 고양 일산동구 일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방광암 투병 중이던 고인은 지난 28일 새벽 자택에서 쓰러져 세상을 떠났다. 동생인 조동익과 조동희를 비롯해 장필순 등 유족과 동료들이 눈물 속에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장례 기간 동안 빈소에는 고인의 생전 모습을 담은 영상과 함께 ‘울고 있나요 당신은 울고 있나요/ 아아~그러나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란 노랫말의 ‘행복한 사람’을 비롯해 ‘제비꽃’ 등 대표곡이 흘렀다.

또 산울림의 김창완, 양희은, 한영애, 정원영, 김광민, 함춘호, 신촌블루스 엄인호, 하덕규, 윤종신, 김현철, 유희열 등 고인과 음악적인 교분을 나눴거나 고인에게 영향을 받은 많은 뮤지션이 빈소를 찾았다.

막내 동생인 조동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도종환 장관님, 김지운 감독님, 부천영화제 등 정말 많은 문화예술인들과 팬들의 꽃과 마음, 발걸음 속에서 유난히 찡했던 꽃바구니. 님의 노래는 ‘내 가슴 두드리던 아득한 종소리’였습니다-조국’”이라는 글을 올리며 고인과 마지막을 함께한 이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출처: 서울신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70831027043&wlog_tag3=naver#csidx0ecadf21ab04e58a669adce6d079b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