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낮과 밤을 뿌옇게 지웠던 황사가 오늘은 온데간데없습니다. 고비사막의 모래를 실어온 것도 바람, 시야를 다시 사진 속 풍경으로 되돌린 것도 바람, 새삼 바람의 위대함을 생각합니다. 때론 스승이고 때론 친구인 책은 가끔 저를 놀래킵니다. 오늘 아침에도 그랬습니다. 꼭꼭 닫아두었던 창문을 활짝 열고 푸른 빛 도는 맑은 하늘을 바라본 후 바람의 위대함에 감탄하며 펼친 책에서, '백세청풍(百世淸風)'을 만난 겁니다. 그 책은 존경하는 문창재 선배님이 쓰신 입니다. 무심코 펼친 180쪽에 '백세청풍'이 있었습니다. "따스한 손길에 이끌려 사랑채에 오르니, 낡은 선풍기 저편 벽에 '百世淸風(백세청풍)'이라는 글씨가 눈길을 끌었다." 이 구절의 '따스한 손길'은 14대 심수관을 뜻합니다. 아시다시피 심수관(沈壽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