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비, 비, 물, 물 (2025년 6월 16일)

divicom 2025. 6. 16. 07:16

반가운 비, 부지런하기도 하지!

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밤새 세상을 씻어준

고마운 물. 물만큼 무서운 것도 없지만 물처럼

아름다운 것도 없을 겁니다. 무심히 집어든

<무서록>에서 이태준도 노래합니다.

 

'조선의 모파상'으로 불렸던 이태준. 그의 글을   

읽으며 여러 번 결심했으나 아직 이루지 못한,

꿈 같은 목표를 상기합니다. '물 같은 사람이 되자!'

 

 

"흙 속에서 스며나와 흙 위에 흐르는 물.

그러나 흙물이 아니요 정한 유리그릇에 담긴 듯

진공 같은 물, 그런 물이 풀잎을 스치며 조각돌에

잔물결을 일으키며 푸른 하늘 아래에 즐겁게

노래하며 흘러가고 있다. 물은 아름답다.

 

흐르는 모양, 흐르는 소리도 아름답거니와 생각하면

이의 맑은 덕, 남의 더러움을 씻어 줄지언정, 남을

더럽힐 줄 모르는 어진 덕이 거기 있는 것이다.

이를 대할 때 얼마나 마음을 맑힐 수 있고 이를

사귀일 때 얼마나 몸을 깨끗이 할 수 있는 것인가!"

-- 11쪽, <무서록>, 범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