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첫날, 클로드 맥케이 (1890-1948)의 시
'유월의 기억 (A Memory of June)'을 읽다가
눈이 젖었습니다. 눈을 씻어준 눈물이 영혼도
씻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하고 사랑받은 기억처럼 사람을 맑히우는
것도 없을 겁니다. 30도 가까이 솟은 바깥 기온은
더위를 주지만, 기억 속 사랑의 온기는 오히려
가슴을 서늘하게 합니다. 6월이 우리 가슴 속
죽었던, 혹은 잠자던 순수를 깨워주면 좋겠습니다.
클로드 맥케이는 자메이카 출신의 미국 작가로
소설과 시로써 '할렘 르네상스 (Harlem
Renaissance)'를 이끌었습니다.
할렘 르네상스는 1920년대와 1930년대
미국 뉴욕 맨해튼을 중심으로 일어났던 흑인 문화
부흥운동입니다. 문학은 물론 학문, 음악, 미술,
패션과 사진 등 문화예술의 전 영역에서 일어나
미국 문화사와 사회사의 관점에서 흑인의 존재를
재인식시키는 데 기여했습니다.
아래에 맥케이의 '유월의 기억' 앞 부분을 대충
번역해 옮겨둡니다. 영어 원문은 전문이니 소리 내어
읽으며 의미를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유월의 기억
오월의 죽음 너머 유월이 춤추며 와
푸른 가슴을 검붉은 장미로 물들이면,
개똥지빠귀들이 짝짓기로 그녀의 계절을 시작하고
지상이 소중한 손님을 보려 까치발로 서면
나는 언제나 우리가 만났던 그 저녁을 생각하네
보슬비의 세례를 받던 유월의 첫날
비에 젖어 번들거리며 큰길 지나 집으로 걷던 때
팔짱 낀 우리의 따뜻한 몸이 사랑의 고통으로 팔딱이던 때
(하략)
A Memory of June
When June comes dancing o'er the death of May,
With scarlet roses tinting her green breast,
And mating thrushes ushering in her day,
And Earth on tiptoe for her golden guest,
I always see the evening when we met--
The first of June baptized in tender rain--
And walked home through the wide streets, gleaming wet,
Arms locked, our warm flesh pulsing with love's pain.
I always see the cheerful little room,
And in the corner, fresh and white, the bed,
Sweet scented with a delicate perfume,
Wherein for one night only we were wed;
Where in the starlit stillness we lay mute,
And heard the whispering showers all night long,
And your brown burning body was a lute
Whereon my passion played his fevered song.
When June comes dancing o'er the death of May,
With scarlet roses staining her fair feet,
My soul takes leave of me to sing all day
A love so fugitive and so comp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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