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한여름 백로의 마음 (2025년 8월 3일)

divicom 2025. 8. 3. 08:52

 

아침 일찍 서쪽에서 동쪽으로 날아가는 새들을

보았습니다. 서쪽에서 무엇이 오기에 동쪽으로

서둘러가는 걸까요? 

 

새들이 날아가고 난 하늘 아래 동(東)으로도

서(西)로도 가지 못하는 제 앞엔 엊그제 우연히 

마주친 문장들만  남았습니다.

을사년, '푸른 뱀의 해'의 여덟 번째 달 ... 

 

 

激石灘聲如戰鼓(격석탄성여전고)하고

飜天浪色似銀山(번천낭색사은산)이로다.

灘驚浪打風兼雨(탄경랑타풍겸우)나

獨立亭亭意愈閑(독립정정의유한)이로다.

 

여울의 바위 치는 물소리는 전쟁터 북소리 같고

하늘을 뒤덮은 물보라 은산과 같네.

여울의 파도는 바람과 비를 함께 때리지만

홀로 서 있는 백로의 마음은 오히려 한가롭네.

--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 을사년 신년 법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