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서쪽에서 동쪽으로 날아가는 새들을
보았습니다. 서쪽에서 무엇이 오기에 동쪽으로
서둘러가는 걸까요?
새들이 날아가고 난 하늘 아래 동(東)으로도
서(西)로도 가지 못하는 제 앞엔 엊그제 우연히
마주친 문장들만 남았습니다.
을사년, '푸른 뱀의 해'의 여덟 번째 달 ...
激石灘聲如戰鼓(격석탄성여전고)하고
飜天浪色似銀山(번천낭색사은산)이로다.
灘驚浪打風兼雨(탄경랑타풍겸우)나
獨立亭亭意愈閑(독립정정의유한)이로다.
여울의 바위 치는 물소리는 전쟁터 북소리 같고
하늘을 뒤덮은 물보라 은산과 같네.
여울의 파도는 바람과 비를 함께 때리지만
홀로 서 있는 백로의 마음은 오히려 한가롭네.
--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 을사년 신년 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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