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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과 두려움 (2009년 6월 13일)

이 경장, 지난 금요일엔 미안했어요. 맞아요, 이 경장과 동료들은 다만 직무를 수행 중이었고, 효자동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열리는 경복궁으로 가는 모든 골목에 정복경찰을 배치해 통행을 막은 건 이 경장이 아니었어요. 그러니 이 경장이 성난 중년 앞에서 당황한 건 당연했지요. “어디 가십니까? 영결식 초청장을 보여주세요. 초청장이 없으면 못 갑니다” 했을 뿐인데 그 여성은 몹시 화를 냈으니까요. 그건 바로 그 세 문장 때문이었어요. 노태우 대통령 시절 정부종합청사에서 세종문화회관을 향해 가다 들은 유사한 문장을 상기시켰거든요. “어디 가요? 오페라 티켓 있어요? 티켓 없으면 돌아가요.” 나중에야 그날 저녁 노 대통령이 세종문화회관에 오페라공연을 보러 올 거라는 얘길 들었었지요. 이제 알겠지요? ..

한국일보 칼럼 2009.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