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흥숙/그림 김수자 ▲ 꿈을 팔던 비디오 가게. ⓒ 김수자 리모컨을 돌리던 중 우연히 본 케이블 텔레비전, 모처럼 좋은 영화를 하는가 했더니 곧 끝나버립니다. 다시 해주겠지, 몇 주 동안 기다려도 다시 볼 수 없습니다. 어떤 영화는 수도 없이 반복해 틀어주면서도 볼 만한 영화는 한 번 슬쩍 보여주고 그만입니다. 시오노 나나미의 를 읽다보면 보고 싶은 영화가 한두 편이 아닙니다. 그녀는 극장에서 놓친 영화를 비디오로 구해 본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선 쉽지 않은 일입니다. 십 년 전만 해도 동네 어귀엔 언제나 비디오 가게가 있었습니다. 마음이 앉을 곳을 찾지 못하는 하오, 바람에 구르는 잎사귀처럼 깨진 보도블록 사이를 걷다 보면 이윽고 철물점과 문방구 사이 ‘꿈 비디오’에 이르렀습니다. 대개 꿈이란 낮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