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박원순 시장의 지시에 따라 휴일 사이에 낀 근무일인 `샌드위치 데이'에 직원 휴가를 장려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박 시장은 지난 3일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도 "일할 때 일하고 놀 때 노는 게 좋다. 휴일 사이에 낀 날은 쉬는 것이 상식과 합리에 맞다"며 "공무원들이 충분히 쉬어야 창조적 아이디어도 나온다"고 강조했다고 합니다.
시는 민원부서나 일자리, 서민복지 등 주요 현안 업무를 보는 부서를 제외한 일반 공무원들이 샌드위치 데이나 설, 추석 명절 등에 연휴기간 앞뒷날을 연가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적극 권장하기로 하고, 재해구호에 참여한 직원이나 성과우수 평가를 받은 직원에게 주는 특별휴가도 주말이나 연휴와 연계해 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시 직원들은 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라 최대 23일까지 연가를 사용할 수 있지만 지난해 연간 평균 연가사용일은 6.5일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직원들이 연가를 적절하게 사용하면 재충전 효과와 더불어 예산절감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서울시 공무원들 중에는 박 시장이 하는 말을 그대로 믿어도 될까,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휴가를 가라고 해서 갔다가 나중에 그 일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거 아닐까 걱정하며, 휴가를 가지도 안 가지도 못하는 눈치파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1990년대 중반부터 그를 지켜본 사람으로서 저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휴가 가세요! 박 시장은 생각과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입니다. 그가 가라면 가면 됩니다. 그가 싫어하는 공무원은 휴가 가는 사람이 아니라 복지부동하는 사람일 겁니다.
박 시장도 말했지만 쉴 때 쉬어야 일을 잘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미국대사관에 재직할 때 배운 것 중 하나는 '합리'입니다. 미국의 공휴일은 대개 월요일이었습니다. 주말과 연결되어 긴 휴가를 제공했습니다. 눈이 너무 많이 내리는 날엔 퇴근 시간을 앞당겨주었습니다. 도심에서 시위가 심할 때도 일찍 퇴근하게 했습니다. 퇴근하는 시간이 오래 걸릴 테니 일찍 가라는 것이었습니다. 회사 일도 중요하지만 행복한 가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믿음이 깔려 있었습니다.
샌드위치 데이에 휴가를 즐길 때는 가족과 함께 즐기십시오. 혼자만 친구들하고 놀러 가지 마시고 평소에 일하느라 바빠 소원했던 가족들과 어울리십시오. 그래야 회사를 그만둔 후 집에서 '물의 기름' 신세가 되거나 '황혼이혼' 당하는 것을 면할 수 있습니다. 시의 조치가 일반 회사에도 영향을 주어 휴가 가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안 간 휴가를 돈으로 받는 사람 대신 직장에서 번 돈을 휴가 중에 써서 경제를 활성화하고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갖는 사람이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시청 공무원들, 직장인 여러분들, 부디 휴가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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