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조용필 씨가 전라남도 고흥군의 국립 한센인 병원 소록도를 한 개의 노래방으로 바꿔놓았다고 합니다. '친구여' '허공' '단발머리'... 열정적으로 노래하다 객석으로 뛰어들어 한센인들을 포옹했다고 합니다. 이 콘서트가 언론에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아 비밀리에 추진했는데 며칠 전 우연히 비밀이 새나가자 날짜를 바꾸는 것까지 검토했었다고 합니다.
저는 조용필 씨의 팬입니다. 그의 노래는 무엇 하나 좋지 않은 것이 없지만 그 중에서도 '그 겨울의 찻집'과 '화려한 도시를 그리며 찾아왔네/그 곳은 춥고도 험한 곳...'하는 '꿈'을 좋아합니다. 언젠가 그가 세종문화회관에서 하는 공연을 보고 생애 처음으로 가수를 향해 "오빠!"라고 소리치기도 했습니다.
어제 공연을 보고 평생 최고로 행복했던 순간이었다고 토로한 환자들의 마음을 저는 아주 잘 이해합니다. 손가락과 다리 일부가 없고 눈도 보이지 않는 여든둘의 김용덕 할머니, 소록도에서 71년을 보낸 김 할머니가 휠체어에 앉은 채로 어깨춤을 출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잘 압니다.
'스타'는 그야말로 별입니다. 자신의 빛으로 어둠을 밝히는 사람이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오래전 망각된 어둠의 땅 소록도를 자신의 빛으로 일렁이게 한 조용필 씨, 그는 진정한 영웅입니다. 그에게 마음으로부터 박수와 존경을 보냅니다. 오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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