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봄 날씨의 부추김을 받아 아우들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우리 동네 카페에서 커피 한 잔 어떠냐고.
함께 커피를 마시고 봄볕 속을 거닐었습니다. 가는 곳마다 개나리와 진달래와 벚꽃의 빛으로 밝았습니다. 다시 한 번 초고도 근시일망정 볼 수 있다는 게 감사했습니다.
손님 많은 만두집에서 만두 한 그릇씩을 비웠습니다. 바쁜 동생 하나가 먼저 간 다음 두 여인과 제가 전에 살던 동네의 숲길을 걸었습니다. 호젓한 숲길에 진달래와 제비꽃이 음전했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을 옮길 때마다 이름 붙일 수 없는 행복감이 입을 벌어지게 했습니다.
한 동생은 부모 덕에 얻은 동생, 다른 동생은 동생의 아내로 제 동생이 되었습니다. 두 사람 다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스러운, 열심히 바르게 사는 사람들입니다. 존경스러운 두 사람이 제 문자 몇 토막에 곧바로 제게 와주었다는 게 아무리 생각해도 축복이었습니다.
이 축복 덕에 '봄의 우울증'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얼마간은 '잘'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가진 축복의 수를 세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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