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친구가 평생 처음으로 전신마취를 하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마음 한쪽이 쿵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짐짓 웃으며 "이제야?" 하고
60세 넘어 처음으로 수술을 받는다니 얼마나 복 받은 삶이냐고 하자
친구도 그렇다며 밝게 웃었습니다. 마주 앉아 나눈 대화면 마음을
들켰을 텐데 전화 통화라 다행이었습니다.
태아 시절에 수술받는 아기도 있고 신생아 시절부터 자라면서 계속
수술받는 사람도 있으니 환갑 넘어 처음으로 수술을 받는다면
부러워하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그렇게 오랫동안
한 번도 수술을 받아보지 않았기에 두려움 또한 클 것 같습니다. 나잇값을
하느라 두려움을 표현하지도 못할 테니 더 무서울 수도 있겠지요.
친구가 수술받는다는 말을 들은 날부터, 그에 대한 걱정이 마음을
떠나지 않습니다. 전신마취 수술을 몇 차례 경험한 제 마음이 이럴 때
처음으로 수술을 받는 친구의 마음은 얼마나 무거울까요? 게다가 스스로
수술 및 마취 동의서를 쓰며 '우발적 사고'의 가능성을 환기당했을 테니
두려움이 클 겁니다.
그날부터 친구는 제 아침 기도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그 전에도
친구를 위해 기도했지만, 이제 기도 첫머리에 친구를 생각하며 수술의
성공과 순조로운 회복을 기원합니다.
친구는 지방에 사는 언니와 동생이 마침 시간이 나서 상경해 줄곧
자신 곁에 있을 테니 병원에 올 생각도 하지 말라며, 수술 날짜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독립적이고 폐 끼치기 싫어하는 친구다웠습니다.
경애하는 달님!
타고난 부지런함으로 한 순간도 쉰 적 없는 달님에게 하늘이 주신
최초의 휴식 시간... 달님의 의지를 실현하느라 혹사(?)당했던 몸을
위로하시며 이참에 부디 푹 쉬셔요!
그리고 다시 의지 실현에 바쁜 나날을 시작하기 전에 만나 주세요!
맛있는 밥을 대접하며 달님의 첫 경험 얘기를 듣고 싶어요. 강제적
휴식과 두려움이 동료 인간들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키웠다는 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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