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세월호 승객들이 불귀의 객이 된 슬픔과 분노의 달이지만,
이 달을 이루는 30일 중엔 반가운 날도 있습니다. 바로 1일
만우절과 5일 식목일입니다.
가벼운 거짓말로 모두가 바보가 되는 걸 즐기는 만우절은 한국 사회에
심각한 거짓말이 넘쳐 나며 이름뿐인 날이 되었습니다. 식목일만이라도
제대로 이름값을 하길 바라며, 졸저 <생각라테>에 쓴 식목일 관련 글을
옮겨둡니다. 아시다시피 이 책의 글들엔 일기처럼 쓰인 날짜가 적혀 있습니다.
나무를 심자
4월 5일 식목일
오늘은 식목일입니다.
‘심을 식植’에 ‘나무 목木’이니 ‘나무를 심는’ 날입니다.
한자를 많이 아는 분들은 ‘목’은 ‘죽은 나무’를 뜻하니
‘산 나무’를 뜻하는 ‘수樹’를 써서
‘식수일’이라고 해야 한다고도 합니다.
‘목’이든 ‘수’든, 저는 나무를 매우 좋아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추억 속 풍경마다 나무가 있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아버지가 한창때,
뒷마당 나무에 사다리를 기대 놓고
송충이를 잡으시던 일이 생각납니다.
연애 시절, 나무를 짚고 서 있던 그 사람의 모습이 좋아
지금껏 그와 한 방을 쓰고 있습니다.
불혹 넘어 들어간 직장이 맞지 않아
그만두고 싶던 때도 숲으로 갔습니다.
나무 그늘에 한참 앉아 있다 보면
어떤 나뭇잎은 바위에 떨어지고
어떤 잎은 제 어깨 위에 떨어졌습니다.
나무와 바위와 제가 한 식구가 되는 순간,
그 순간의 기쁨과 평화가 저를 지켜주었습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 중 으뜸은 나무를 심는 일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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