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인가 '나는 솔로'를 보다가 '뭐지?' 했던 적이
있습니다. 먼저 만남의 장소에 도착해 있던 사람이
새로 온 사람을 맞이하며 자신이 '배웅' 나왔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중'이라고 해야 할 때 배웅이라고
하는 게 매우 이상했지만 너무 긴장해서 실수하나 보다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은 그 후에도 마중이라는 말을 써야 하는
경우 언제나 배웅이라고 했습니다.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놀라웠는데 더 놀라운 건 그 사람의 '자기 소개'였습니다.
어른들의 단어를 막 배우기 시작한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에게나 어울릴 '마중'과 '배웅'의 혼동을 거듭한
그 사람이 소위 서울 명문대 출신의 직장인이라고
했습니다.
그 사람이 저지른 실수 -- 같은 실수를 두 번 이상
하면 '실수'가 아니고 '실력'이라 하지요 -- 와 비슷한
실수를 저지르는 '잘 나가는' 사람들이 꽤 자주 보입니다.
소위 명문대를 나와 남들이 부러워하는 방식으로
살면서 때때로 아이들이나 못 배운 사람들이 저지를
'실수'를 저지르고 '실수'한 것도 모르는 사람들...
그 사람의 태도로 보아 마중과 배웅을 혼동한 게
처음이 아닌 것 같은데, 그가 소위 명문대와
직장에 다니며 사회인으로 살아오는 동안 아무도
그것을 지적해 고쳐주지 않았단 말인가, 아니면
누군가 그의 마음이 상할까봐 에둘러 얘기해 주었는데
그가 알아듣지 못한 것일까... 결과적으로 그는 많은
사람이 보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나와 '집에서 새는
바가지는 들에서도 샌다'는 걸 보여주었습니다.
그 사람이 '나는 솔로'에서 배우자감을 만날지는
알 수 없습니다. 마중과 배웅을 혼동하는 게 대수야?
하는 사람도 있고, 마중과 배웅을 혼동하다니
저 사람의 교양은 모래 위의 성 같겠구나 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수요일 밤 '나는 솔로'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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