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두 시
거울과 욕조가 있는 방에서
누군가 부릅니다
낡은 잠옷을 입은 여자가
거울 속에서 빠안히
이편을 바라봅니다
여자는 잠옷보다 낡았습니다
누구신데 이 시각에 잠도 안 자고
어두운 거울 속에서 부르시나요?
내가 웃으니 낡은 입이 웃습니다
우린 전생 어느 구비쯤
친구였는지도 모릅니다
이부자리는 그이의
미소처럼 낯익은데
누운 나를 내려다보는 그이의
눈엔 왜 빗물이 고였을까요?
눈을 감으니 그이도 나도
빗물도... 모두 사라집니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년일기 45: 은인 아닌 친구가 있나 (2020년 8월 8일) (0) | 2020.08.08 |
---|---|
노년일기 44: 겉으로 보면 (2020년 8월 2일) (0) | 2020.08.02 |
노년일기 42: 고전음악의 힘 (2020년 7월 23일) (0) | 2020.07.23 |
노년일기 41: 매미 같은 사람, 물고기 같은 사람 (2020년 7월 21일) (0) | 2020.07.21 |
침묵의 여름: 매미가 울지 않네 (2020년 7월 20일) (0) | 2020.07.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