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tbs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에서는 '일주일'의 의미와, 누구에게는 무료하고
누구에게는 감사한 '일상'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권태현 출판평론가와 함께 하는 '책방 산책'에서는 단순한 삶을 찬미하는 두 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샤를 바그네르의 <단순하게, 산다>와 아즈마 가나코의 <궁극의 미니멀리즘>이었습니다.
바그네르는 프랑스의 성직자이며 인도주의자였는데, 그의 책은 120년 전에 처음 출간됐다고 합니다.
그 당시에도 지금처럼 복잡한 삶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인간의 보편 정서는 변하지 않는가 의문하게 됩니다.
일본 도쿄 교외 60년 된 집에서 사는 아즈마 씨네 집에는 세탁기, 청소기, 냉장고 같은 건 없지만, 오디오, 선풍기, 컴퓨터 등은 있다고 합니다. 특히 저를 반성하게 하는 건 냉장고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저장고'로 전락한 냉장고를 청소해야겠습니다. 아즈마 씨는 식료품은 필요한 양만큼만 사고, 먹고 남은 식품은 말리거나 장아찌로 가공한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감동적인 건 이렇게 비자본주의적으로 사는 아즈마 씨네 집에 오디오가 있다는 겁니다. 그를 만난 적은
없지만 그는 매우 안정되고 지혜로운 사람일 것 같습니다. 요즘 우리나라의 가정에는 아주 큰 텔레비전과 냉장고는 있지만 오디오는 아예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악을 듣지 않는 집이 많아지니 소음과 천박이 판치는 사회가
되어가는 것이겠지요.
아래에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일주일'을 옮겨둡니다.
일주일
일주일은 7일, 168시간에 불과하지만
온갖 변화가 일어나기엔 충분합니다.
불화살 같던 햇살이 담요처럼 따스해지는가 하면
존경받던 대학교수가 조롱거리가 되고,
용감한 소방대원이 불귀의 객이 되기도 합니다.
일주일을 나타내는 영어 단어 ‘week’가
변화를 뜻하는 독일어에서 나온 것은
일주일 동안 일어날 수 있는 변화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일지 모릅니다.
변화는 늘 일어나지만, 그 중엔 유독 적응하기 힘든 것들이 있는데,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건 사람의 변화이고
겉모습의 변화보다 더 놀랍고 납득하기 어려운 건 마음의 변화입니다.
다정하던 연인이 일주일 만에 얼음장이 될 때,
그를 만나는 사람의 당혹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겠지요.
마음이 변했을 때는 설명을 해주어야 합니다.
변하지 않은 마음이 변한 마음 때문에
일주일, 또 일주일, 괴로움에 시달리지 않게,
어떤 일주일도 상처로 남지 않게...
'tbs 즐거운 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순실, 이별, 그리고 느티나무(2016년 10월 30일) (0) | 2016.10.30 |
---|---|
핸드폰과 오해(2016년 10월 23일) (0) | 2016.10.23 |
한글날(2016년 10월 9일) (0) | 2016.10.09 |
홍제천(2016년 10월 2일) (0) | 2016.10.08 |
한국 여권의 힘(2016년 9월 25일) (0) | 2016.09.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