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즐거운 산책

홍제천(2016년 10월 2일)

divicom 2016. 10. 8. 08:32

10월 2일 처음으로 tbs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가 8시에 시작했습니다. tbs 프로그램이 시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되며 7시부터 8시까지 한 시간이 줄었습니다. 정확히 8시 6분에 시작했는데, 첫 곡은 소프라노 조수미 씨의 '기차는 여덟시에 떠나네'였습니다. 그리스 출신의 메조 소프라노 아그네스 발차의 노래로 듣고 싶었지만, 방송국에 음원이 없어서 조수미 씨 노래로 들었습니다. 그리스 노래이니 그리스어로 그리스 가수가 부르는 게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유투브에 아그네스 발차의 노래가 있으니 꼭 한 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1부로 옮겨온 '들여다보기'에서는 저희 집에서 멀지 않은 '홍제천' 얘기를 했고, 박혜은 맥스무비 편집장이 함께하는 '영화 읽기' 말미에는 영화 'Before Sunrise'에 나오는 캐스 블룸(Kath Bloom)의 노래 'Come Here'를 들었습니다. '책방 산책'에서는 권태현 출판평론가가 댄 자드라의 책 <원(One)>과 대만 작가 허우원용의 책 <내 안의 나와 나누는 대화>를 소개하고, 이장희 씨의 '내 나이 육십하고 하나일 때'를 들었습니다.


신설된 '문화가 산책' 시간에는 설치미술가 이불 씨가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예술공로훈장을 받는다는 소식, 성북동 최순우 옛집에서 열리고 있는 '김우영 사진, 우리 것을 담다'전 등을 소개했습니다. 마침 북촌의 아트선재센터에서 이불 씨의 '사이보그' 연작이 전시 중이니 꼭 한 번 가보시기 바랍니다. 


아래에 '들여다보기'를 옮겨둡니다. 오늘 들려드린 음악 명단은 tbs 홈페이지(tbs.seoul.kr)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 방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홍제천


홍제천은 언제나 북적입니다.

물고기들은 수면 아래 세상을 유유자적하고

오리들은 자맥질하느라 바쁘고

자라는 바위를 기어오르느라 애씁니다.

 

물가에선 온갖 풀과 키 작은 나무들이 자라고

한낮에도 어둑한 풀숲에선 귀뚜라미가 꽈리를 붑니다.

 

햇볕에 바랜 산책로와 자전거 길엔

남녀노소와 강아지들이 오가고

두어 길 위 넓은 도로엔

자동차들이 달리다 서다를 반복합니다.


저 높이 지붕처럼 걸린 내부순환도로는 밤낮 없이 씽씽대지만,

시멘트 기둥에 기대어 사는 비둘기들은 못 들은 척 태연합니다.


삼각산과 북악산 기슭에서 발원한 물길의 너비는 오십 미터,

때로는 산책하듯 때로는 질주하듯 한강으로 흘러갑니다.

 

그리고 이 모든 움직임을 바라보는 노인들과 큰 나무들이 있습니다.

한때는 풍경의 일부가 되고 한때는 풍경을 바라보는 눈이 되는 곳,

한강의 제1지류 홍제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