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tbs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에서는 요즘 우리 주변을 아름답게 물들이고 있는
단풍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첫노래는 테너 안형일 씨의 '이별의 노래'였는데,
이 노래를 들은 이유는 서정적인 가을 노래여서가 아니라,
지금 우리를 괴롭히는 '최순실 정국'과 헤어지고 싶어서였습니다.
최순실 씨는 오늘 아침에 귀국했지만
검찰은 이 사람의 신병을 확보하는 대신 24시간의 자유를 주었다고 합니다.
24시간, 수많은 사람의 운명이 바뀔 수 있는 시간,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시간이지요.
박혜은 맥스무비 편집장과 함께하는 '영화 읽기' 끝에는
영화 '뉴욕의 가을'에 나오는 마들렌 페이루의 노래 'Getting some fun out of life'를 들었고,
권태현 출판평론가와 함께하는 '책방 산책' 말미에는 현경과 영애의 '아름다운 사람'을 들었습니다.
'문화가 산책' 끝에는 영화 '영웅본색'에 나오는 장국영 씨의 노래 '당년정'을 들었고,
마지막 곡으로는 존 바에즈의 'Donna Donna'를 들었습니다.
'책방 산책'에서는 어른과 아이가 함께 볼 수 있는 책들을 소개했는데,
안도현 씨의 시에 유준재 씨의 그림을 곁들인 <기러기는 차갑다>와,
이순원 씨의 글에 이연주 씨의 그림을 곁들인 <늦게 온 카네이션>이었습니다.
아래에 제 에세이 코너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느티나무'를 옮겨둡니다.
느티나무
골목길 느티나무에 단풍이 들고 있습니다.
머리 꼭대기에서 시작된 붉은 빛은 느리게 흘러,
높은 곳의 잎들은 붉어도 아래 잎들은 아직 푸릅니다.
꼭대기의 잎들이 낮은 잎들보다 먼저
아름답게 물드는 건 왜 그럴까요?
그 잎들이 더 먼 곳과 더 높은 곳을 보며
더 아름다워지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일까요?
골목을 오가는 사람들은 대개 느티나무 그늘을 지나가지만
느티나무의 단풍은 아직 비밀입니다.
사람들은 거의 예외 없이 휴대전화나 땅을 보며 걸을 뿐
위를 올려다보진 않으니까요.
우리들 눈에 삶의 신비로운 비밀들이 보이지 않는 건
어쩜 우리의 시선이 너무 낮은 곳에 머물기 때문일지 모릅니다.
잠깐 고개를 들어야겠습니다.
바래가는 푸른 잎과 그윽한 단풍잎이 어우러진 느티나무를 보며
화가의 팔레트처럼 아름다운 세상의 비밀을 찾고 싶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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