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사의와 4.29재보선(2015년 4월 21일)

어젯밤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 이완구 총리가 사의를 표명했다는 뉴스 속보가 자막으로 떴습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등은 박근혜 대통령이 남미에서 돌아오면 이 총리가 사직할 것처럼 말하곤 했지만 며칠 앞당겨 물러나겠다고 한 것이지요.

 

이 총리가 서둘러 사의를 표명한 배경엔 여당의 정치적 계산이 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이 총리 해임건의안을 추진하기로 한 상황에서 시간을 끌다가는 국정운영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계산이지요. 무엇보다 코앞으로 다가온 4·29 재보선에서 표를 잃지 않기 위한 노력일 겁니다.

 

이 총리가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해서 ‘성완종 리스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검찰은 이완구 씨가 총리이든 아니든 수사할 것은 수사하고 밝혀낼 것은 밝혀내야 합니다.

 

박 대통령은 남미를 방문 중이고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일본으로 떠났다가 하루 만에 돌아왔습니다. 김 전 실장의 측근들은 '도피성 출국'이 아니었다고 하지만, 그가 무엇을 '도피'시키고 돌아왔는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대통령 주변 인물들이 모두 ‘성완종 리스트’에 올라 있지만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재보선 지역 유권자들은 이 사실을 기억하고 투표소에 가야 합니다.

 

이완구 씨는 원래 총리가 되지 말았어야 하는 사람, 되면 안 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를 총리로 만든 사람들이 있습니다. 유권자들이 투표소에 갈 때는 그 사람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유권자의 무기는 ‘표’뿐입니다. 부디 그 귀한 ‘표’를 잘 행사하기 바랍니다.

 

특히 나이 드신 유권자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노인 표는 눈 먼 표’ 라는 비웃음을 듣지 않으려면 ‘누가 내게 이익을 주겠다고 하는가’ 따지는 대신 ‘누가 덜 나쁜가’ 생각하고 투표해야 합니다. 지난 선거에 난무하던 장밋빛 약속은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 속지 말아야 합니다. 잘 모를 땐 젊은이들의 말을 들어야 합니다. 앞날은 노인의 것이 아니고 젊은이의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