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 머니투데이가 단독 보도한 것을 보니 인사동의 ‘쌈지길’이 매물로 나왔다고 합니다.
쌈지길’은 이름만 ‘길’이지 건물을 뜻합니다. 차곡차곡 여러 가지가 들어가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쌈지처럼,
‘쌈지길’에는 90여 개의 가게가 골목 같은 길을 따라 영업 중입니다. 본관은 지하 2층에서 지상 4층, 연면적
4065㎡ 규모이며, 별관은 지하 1층에서 지상 3층, 연면적 470㎡ 규모로 구성돼있고, 별관은 1993년,
본관은 2004년에 각각 준공됐다고 합니다.
패션업체 ‘쌈지’의 소유였던 ‘쌈지길’은 2005년 ‘쌈지’가 경영 악화로 은산토건 계열사에 매각했으며, 2011년에
캡스톤자산운용이 부동산펀드를 설정해 550억 원 가량에 사들였다고 합니다. ‘쌈지길’의 예상 매매 가격은
900억~1000억 원에 이른다는데, 누가 새 주인이 되든 쌈지길을 헐고 유리껍질로 덮인 고층건물을 짓는 일이나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외국인이나 외국회사가 ‘쌈지길’의 주인이 되는 건 아닐까요?
국어사전에 보면 ‘쌈지’는 ‘담배나 부시 등을 담기 위하여 종이나 헝겊, 가죽 따위로 만든 주머니’를 뜻하는데,
‘부시’는 ‘부싯돌을 쳐서 불이 일어나게 하는 쇳조각’입니다. ‘쌈지길’을 즐겨 찾는 젊은이들과 외국인들 중에
‘쌈지’의 의미를 아는 사람들은 거의 없겠지만, 연세대 최문규 교수가 설계한 ‘쌈지길’의 독특함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저도 외국에서 온 손님들을 ‘쌈지길’로 안내한 적이 있는데, ‘쌈지길’이 ‘쌈지’의 개념을 이용해 지은 건축물이라는 걸 설명해주면 모두 신기해했습니다.
‘쌈지길’을 매수할 정도면 개인이든 회사든 큰 부자일 겁니다. 그러니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 ‘쌈지길’ 자리에 흔하디 흔한 고층건물을 지으려 하지 말고, 지금보다 더 한국적인 ‘길’로 만들어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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