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tbs '즐거운 산책(FM95.1MHz)'은 루게릭병 환자들을 돕는 '얼음물 뒤집어쓰기(Ice bucket challenge)' 캠페인에 대한 소개로 시작했습니다. 7월 말에 미국 루게릭병협회가 시작한 이 캠페인을 통해 미국에서만 500억 원 넘는 기부금이 모여 사상 최고로 성공적인 기부 캠페인으로 기록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캠페인의 창시자 중 한 사람인 27세의 미국 청년 코리 그리핀(Corey Griffin)이 지난 16일 익사해 많은 사람을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첫 노래는 Ben E. King이 부르는 'Stand by me'였습니다. 아플 때나 괴로울 때, 외로울 때 누군가 옆에 있어 주면 다소나마 위로가 되지요. '고전 속으로' 시간에는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 '순수의 전조(Auguries of Innocence)'를 읽었습니다. 늘 고전 속 아름다운 문장을 찾아내어 '즐거운 산책'을 빛내 주는 정선임 작가에게 감사합니다.
'오늘의 노래'는 John Lennon의 'Imagine'이었습니다. '즐거운 산책'에서 여러 차례 틀어드린 노래지만 한국을 다녀가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강조하시던 '형제애' 생각이 나서 다시 음미해 보았습니다. 'Imagine'의 가사 전문은 이 블로그에 이미 실려 있어 여기에 다시 싣진 않겠습니다.
레논이 노래하는 '소유도 없고 굶주림도 없는 세상'... 윤기 흐르는 피부의 정부 여당 사람들, 그들이 40일 넘게 단식하며 사경을 넘나드는 김영오 씨를 잊은 듯 경제 살리기 운운 하는 걸 보면 레논이 노래하던 세상은 영 오지 않을 것만 같지만, 아직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김영오 씨의 위대함이 딸을 잃은 비극을 통해 드러나게 되었듯, 평범해 보이는 우리 이웃들 속에 어떤 위대함이 숨어 있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니까요.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는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Ferguson)시 경찰의 흑인 사살로 촉발된 흑백 갈등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남의 나라 얘기라고 치부해 버리지 마시고, 우리 주변에서 부당한 차별을 당하는 사람은 없는지 둘러 보시기 바랍니다. 아래에 '들여다보기' 원고를 옮겨둡니다.
차별
무궁화와 코스모스가 이어달리기를 합니다.
코스모스는 꺾일 듯 하늘거리고 무궁화는 기품이 있고...
얼굴은 달라도 똑같이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비교하고 차별하기를 좋아합니다.
누구는 무궁화가 예쁘다고 하고 누구는 코스모스가 제일이라고 합니다.
차별은 대개 다 좋지 않은 것이지만 필요한 차별도 있습니다.
일을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을 차별하거나
정의를 추구하는 사람과 이익만 좇는 사람을 차별하는 건
세상의 악화를 막기 위해 필요하니까요.
차별 중에서도 특히 나쁜 건
인종, 피부색, 생김새 등 타고난 것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이지요.
지금 미국은 흑인과 백인의 충돌로 시끄러운데요,
지난 9일 미주리 주 퍼거슨(Ferguson) 시에서
경찰이 무장도 하지 않은 십팔 세 흑인 청년에게
총을 여섯 발이나 쏘아 죽게 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백인만 있거나 흑인만 있다면
한 가지 꽃만 있는 뜨락처럼 단조로울 겁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른 꽃,
그들 덕에 세상이 아름답다고 생각할 순 없는 건지...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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