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즐거운 산책

약사와 음악(2014년 8월 17일)

divicom 2014. 8. 17. 23:30

오늘 tbs '즐거운 산책(FM95.1MHz, 오전 7시~9시))'은 Don Gibson의 노래 'Touch the Morning'으로 시작하여 바리톤 오현명 씨의 '청산에 살리라'로 끝을 맺었습니다. 중간에 들었던 Elvis Presley의 'Don't Be 

Cruel', The Platters의 'Smoke Gets in Your Eyes', 윤시내 씨의 '나는 열아홉살이에요'도 좋았지만, Nana Mouskouri의 'C'est Bon la Vie'도 반가웠습니다. 광복절 이틀 후 방송이라 '광복절 노래'도 들었습니다. 


음악을 들으면 들을수록 음악이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과 전달하는 음악가들,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해 주는 엔지니어들,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귀와 감수성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합니다.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는 약을 팔거나 조제해 주는 '약사'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래에 그 원고를 옮겨둡니다.


약사

 

나쁜 뉴스가 많으니 소화불량이 잦아집니다.

제일 먼저 눈에 띈 큰 약국에 가서 소화제의 이름을 말하니

욕심 많아 보이는 약사가 그거 안 나온다고 반말 투로 대꾸합니다.

며칠 전에 샀다고 해도 그거 안 나온다고 말꼬리를 자릅니다.

 

두 번째 약국에도 없지만 세 번째 약국에는 있습니다.

약은 샀지만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부부가 함께 약을 파는데 두 사람 모두 한껏 고자세입니다.

다시는 약국에 가지 말아야지, 아프지 말아야지 결심합니다.

문득 건강에 관한 모든 것을 약사 선생님에게 물어보라던

약사회의 광고가 생각납니다.

 

전에 살던 동네의 단골약국이 떠오릅니다.

약국은 작았지만 언제나 붐볐습니다.

두툼한 몸집의 아주머니 약사는 한결같이 친절했습니다.

아무도 그분을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않았지만

누구나 그분을 선생님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약사 중엔 선생님이 있고 약장수가 있습니다.

약사()’자는 스승 사자지만, 그 사실을 잊은 약사가 많은 거지요.

나쁜 뉴스가 줄어들고, 약사들이 다시 스승 사자를 기억해낼 때까지는

먹는 양을 줄여야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약장수들 때문에 소화불량이 더 심해질 수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