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즐거운 산책

기도(2014년 4월 27일)

divicom 2014. 4. 27. 11:23

지난 주에도 그랬지만 오늘 방송도 참 힘들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열하루가 되었지만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사람이 많습니다. 오늘 아침 tbs '즐거운 산책' (95.1MHz)도 지난 일요일처럼 음악 위주로 방송했습니다. 테너 신동호 씨가 부르는 '기다리는 마음'으로 시작해 러시아 노래 '백학' 에릭 클랩튼의 'Tears in Heaven', 아리사 프랭클린(Aretha Franklin)의 'It hurts like hell' 등을 듣는데 자꾸 눈이 뜨거워졌습니다.


'오늘의 노래'는 메조 소프라노 김학남 씨가 부르는 '비가'였고 테너 박인수 씨의 'Non ti scordar di me(물망초/ 날 잊지 말아라)'도 들었습니다. 마지막 노래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Amazing Grace'였습니다. 말보다 음악이 위로가 되는 나날입니다. 아래에 오늘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제 글 '기도'를 옮겨둡니다. 



기도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가 침몰한 지 열하루...

3백 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하거나 실종되었는데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기도뿐이니 부끄럽고 막막합니다.

 

기도하자고 하면 어떤 종교의 신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지만

기도는 신자들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기도는 돕고 위로하고 격려하고 싶은 대상에게

실제적인 도움과 격려를 줄 수 없을 때,

혹은 실제적인 도움에 덧붙여,

내 정신의 기운을 보내는 것입니다.

그러니 기도는 여럿이 모여 큰소리로 하는 것보다

침묵 속에서 홀로 하는 것이 옳겠지요.

 

이승을 떠나간 세월호의 승객들과

사랑하는 이를 잃고 가슴 치는 사람들,

기다리는 마음으로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실종자 가족들,

모르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어두운 바다 깊숙이 들어가는 잠수사 여러분들...

그들 모두를 위해 기도해주십시오. 기운을 주십시오.

 

종교도 나이도 인종도 묻지 말고

깨어있는 시간 내내 기도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