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뒷걸음질을 치지만 한 번 핀 꽃은 뒷걸음질을 치지 않습니다. 여느 봄보다 아름다운 봄... 미세먼지와 황사로 고생하다 맞은 꽃들이라 그럴까요? 올해 봄 꽃들은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고 아름답습니다.
오늘 tbs '즐거운 산책(FM95.1Mhz)'에서는 '추억의 계절'로서의 봄을 생각해보고 '꽃구름 속에' '섬집 아기' 등 고운 노래들을 들었습니다. '꽃구름 속에'를 듣다 보면 사람의 목소리가 새 소리에 못지않게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고, '섬집 아기'를 듣다 보면 평화로우나 애틋한 섬집의 풍경이 손에 잡힐 듯합니다. 아래에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추억'을 옮겨둡니다.
추억
‘추억’은 가을에 어울리는 단어라고 생각했는데
봄 길도 추억을 불러일으킵니다.
활짝 핀 개나리를 보면
어려서 듣던 어른들 노래 ‘개나리 처녀’가 떠오르고
목련 아래를 걷다 보면
그 꽃처럼 단아하게 어여쁘던
저 세상의 친구가 떠오릅니다.
라일락을 보면 라일락을 좋아하시는 아버지가 생각나고
봄꽃나무에서 지저귀는 새들의 소리를 듣다 보면
‘봄의 교향악...’을 흥얼거리시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봄비를 만나면 함께 빗물에 젖던 애인이 생각나고
봄 햇살 고인 골목을 서성이다 보면
낯익은 골목마저 낯설게 느껴지던 사춘기 시절의 저와 만나게 됩니다.
봄 길에 사람이 많은 건 꽃도 꽃이지만 추억 때문이겠지요.
추억이 불러서 나온 사람들과
추억을 만들러 나온 사람들...
봄이 추억인 것을 이제야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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