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즐거운 산책

김밥(2014년 4월 13일)

divicom 2014. 4. 13. 22:25

오늘 아침 tbs(FM 95.1Mhz) '즐거운 산책'에서는 '김밥'에 대해 생각해 보고 동요 '들로 산으로', Cesaria Evora의 'Sodade', 메조 소프라노 강화자의 '사월의 노래' 등을 들었습니다. 첫 노래로 들은 Bob Marley and the Wailers의 'Sugar Sugar'도 좋았습니다. 아래에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김밥'을 옮겨둡니다.


김밥

 

꽃그늘에 앉은 사람들이 김밥을 먹습니다.

야채 김밥, 치즈 김밥, 오징어 김밥, 멸치 김밥...

파는 김밥은 날로 다양해지지만

제일 맛있는 건 엄마의 김밥이지요.

 

사 먹는 김밥은 먹을 때만 즐겁지만

엄마의 김밥은 재료를 사 오는 순간부터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엄마가 시금치를 다듬어 데치는 동안, 아빠는 단무지를 썹니다.

달걀부침은 엄마가 하지만 귀퉁이를 떼어 먹는 건 아이들 몫입니다.

당근 볶는 냄새가 온 집안게 가득합니다.

 

꼴깍 꼴깍, 벌써부터 침 넘어가는 소리를 내는 건 누구일까요?

하얀 밥에 놓인 색색의 재료가 엄마 품에 안긴 아기들 같습니다.

, 김밥이 무지개네!’ 아이가 눈을 반짝입니다.

 

김밥이 봉긋 쌓인 접시를 아빠와 아이들이 둘러쌉니다.

엄마, 어서 오세요!’ ‘여보, 함께 먹읍시다!’

가족들이 소리쳐도 엄마는 김밥 싸기에 여념이 없는데

어느새 다가온 아이가 엄마 입에 김밥을 넣어줍니다.

 

엄마, 맛있지? 무지개 맛이지?’

그러게 정말 무지개 맛이네!’

엄마의 김밥은 무지개입니다.

무지개를 먹는 가족은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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