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노숙인과 빈집(2014년 2월 24일)

divicom 2014. 2. 24. 23:06

조금 전 한겨레신문 인터넷판에 난 기사를 보니 제가 우려하던 일이 유럽에선 이미 현실이 되었습니다. 집을 사는 사람의 수가 줄어드는데도 집을 자꾸 짓는 걸 볼 때마다, 저러다 빈집이 늘고 집이 없어 떠도는 노숙인도 늘어나는 것 아닐까 생각하곤 했거든요. 


내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박근혜 대통령이 유럽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우리나라에서 반복되지 않게 정책을 펴주길 바랍니다. 아래에 한겨레신문 기사를 옮겨 둡니다.


유럽 '노숙인' 410만 명..'빈집' 1100만 채

부동산 거품 꺼지며 '유령집' 속출

"집없는 이들 입주 프로그램 실시를"

 

유럽 전역에서 거주자가 없는 빈집 숫자가 거처가 없어 떠도는 노숙인의 2배로 나타났다. 부동산 거품의 그늘에 빈익빈 부익부 문제가 겹친 '상징적 통계'로 여겨진다. 23일 영국 <가디언>이 자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유럽에서 아무도 살지 않는 집이 스페인 340만채, 프랑스 240만채, 이탈리아 200~270만채, 독일 180만채 등 모두 1100만채다. 유럽연합(EU)이 집계한 유럽의 노숙인 숫자는 410만여명이다.

 

<가디언>은 다수의 빈집이 유럽에 금융위기가 닥친 2007~2008년 직전 건축 붐을 타고 지어진 휴양지의 별장들이며, 아예 거주할 뜻이 없이 투자 목적으로만 지어진 경우도 많다고 보도했다. 빈집이 가장 많은 스페인을 보면 그 폐해가 잘 드러난다. 2000년대 중반 무렵 스페인에선 건축 경기가 달아올랐다. 날씨가 좋은 나라에 집을 마련하려는 영국·독일 등지의 부자들이 몰려든 탓이다. 집값도 2004~2008년 동안 44%나 올랐다. 하지만 이는 고스란히 금융위기의 제물이 됐다. 거품이 꺼지며 파산자가 속출했고 은행들은 담보로 잡은 집을 넘겨받았으며, 이들 가운데 다수는 아무도 살지 않는 '유령집'이 됐다. 그러나 한쪽에선 살고 있던 집이 은행에 넘어가 강제 퇴거당하는 이들이 속출했다. 카탈루냐 지방의 몇몇 시의회는 은행이 빚을 갚을 수 없게 된 집주인들한테서 주택 소유권을 넘겨받은 뒤 2년 동안 빈 채로 놔두면 10만유로까지 벌금을 물리도록 하는 법안을 검토 중이다.

 

영국의 자선단체 '빈집'(Empty Homes) 대표인 데이비드 아일랜드는 "1100만채란 숫자는 엄청난 규모다. 집이란 거주 목적으로 지어지는 것이다. 거주할 집도 아닌데 지으면 주택시장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중앙·지방 정부가 빈집 소유주들한테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주는 대신, 집없는 이들을 이곳에 입주시키는 프로그램을 하라고 제안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