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tbs(FM 95.1Mhz) '즐거운 산책' 시간에는 '옥수수'에 대해 생각해보고 김광석 씨의 노래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를 들었습니다. 요즘 어디를 가나 볼 수 있는 옥수수, 이름 속의 '구슬 玉'이 아름답고 꼭 들어찬 속이 또 그만큼 어여쁩니다. 사람들이 옥수수같다면 세상이 이렇게 악화되지는 않을 텐데요... 참 안타깝습니다.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를 고른 이유는 이 노래가 요즘 세태를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정치인들이 하는 짓,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 그 유치한 수작과 말장난에 놀아나는 어리석은 사람들...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정신 바싹 차리고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그른지 무엇이 참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생각하고, 그 생각과 양심에 따라 행동해야 합니다.
어제 저녁 청계광장에 모인 인파 속에서 몇 번이나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무엇보다 처음 만난 젊은이와 늙은이가 서로 초에 불을 붙여주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옳은 일은 사람들을 단합시키고 그른 일은 사람들을 분열시키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이 나라는 세계에서 유례엾이 노령화 속도가 빠른 나라입니다. 그만큼 나이든 사람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이기(利己)의 노년을 보낼 것인가, 남은 힘을 세상의 개선에 보탤 것인가, 고민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옳은 길을 선택하여 스스로 보람을 느끼고 후손들에게서 존경받는 노인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아래는 '즐거운 산책'에 방송된 '김흥숙의 들여다보기' 원고입니다. 실제 방송 내용과는 아주 조금 다를 겁니다.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의 가사도 옮겨둡니다. 이 노래 들으시며 위로 받으시길 빕니다.
옥수수
옥수수의 계절입니다.
노점에선 삶은 옥수수를 팔고
시장에 가면 날 옥수수가 한창입니다.
연노랑 알갱이가 쪼르르 박힌 것,
진한 가지색 일색인 것,
노랑과 보라가 알록달록 섞인 것도 있습니다.
옥수수 하면 떠오르는 노래가 있습니다.
‘옥수수나무 열매에 하모니커가 들어있네
니나니 나니나 니나니나...’
언젠가 강원도에서 본 옥수수도 생각납니다.
벽에 매달려 말라가던 옥수수들,
그 단단한 알갱이를 물에 불려 심으면
그것이 자라 옥수수나무가 된다니
참 신기했습니다.
한 사람을 두고 여러 얘기가 오가듯, 옥수수에 대해서도 말이 많습니다.
몸에 나쁜 오메가6가 잔뜩 들어 있고,
유전자변형 옥수수가 판을 치니 먹지 말라고 하는가 하면,
비타민E가 많아 노화를 방지하고,
칼로리는 낮지만 포만감이 오래 지속되는, 효과적인 다이어트 식품이라고도 합니다.
제가 옥수수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구슬 옥(玉)’자가 들어간 이름과 이름처럼 아름다운 속내 때문입니다.
사람들 중에는, 멀리서 볼 땐 그럴 듯하다가
알게 되면 실망스러운 사람이 있고
겉모습은 그저 그런데 알면 알수록 끌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남들이 뭐라든지 제 할 일을 하는,
속이 꽉 찬 옥수수 같은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네 바퀴로 가는 자전거
물 속으로 나는 비행기 하늘로 나는 돛단배
복잡하고 아리송한 세상 위로 오늘도 애드벌룬 떠 있건만
포수에게 잡혀온 잉어만이 한숨을 내쉰다
남자처럼 머리 깎은 여자 여자처럼 머리 긴 남자
가방 없이 학교 가는 아이 비 오는 날 신문 파는 애
복잡하고 아리송한 세상 위로 오늘도 애드벌룬 떠 있건만
태공에게 잡혀온 참새만이 긴 숨을 내쉰다
한여름에 털장갑 장수 한겨울에 수영복 장수
번개 소리에 기절하는 남자 천둥 소리에 하품하는 여자
복잡하고 아리송한 세상 위로 오늘도 애드벌룬 떠 있건만
독사에게 잡혀온 땅꾼만이 긴 혀를 내두른다
독사에게 잡혀온 땅꾼만이 긴 혀를 내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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