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tbs '즐거운 산책' 에서는 열대야와 제헌절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공휴일이 많다는 이유로 2008년 공휴일 지위를 잃은 제헌절, 빠르게 잊히고 있는 그날이 제대로 대접 받지 못하는 법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 같습니다.
불효자가 많은 시절에 '어버이날'이 필요하듯, 불법과 무법이 판치는 시대일수록 헌법을 상기하고 헌법이 공포된 제헌절을 크게 기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년부터는 제헌절이 다시 공휴일이 되어 4대 국경일 중 하나로 대접 받기 바랍니다. 아래는 '들여다보기'에서 말씀드린 '열대야'에 대한 생각입니다.
열대야
여름 불청객, 열대야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열대야’는 기온이 섭씨 25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한낮에 달구어진 세상이 해 진 후에도 식지 않는 밤을 뜻합니다.
열대야가 지속되면 범죄도 늘어납니다.
기온이 올라가면 불쾌지수가 높아져 감정이 쉽게 달아오르고,
충동을 억제하기 힘들어져 범죄를 일으키기 쉬워진다고 합니다.
강력범죄가 7, 8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9월 찬바람이 불며 줄어드는 게 우연이 아닌 거지요.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지만,
가을이면 저지르지 않을 범죄를 여름이라 저지르는 걸 보면
사람은 기껏해야 못난 동물입니다.
원래는 포유류였지만 이젠 어머니의 젖을 먹고 자라는 아기가 적으니
포유류 대신 다른 이름을 써야 할지 모릅니다.
저는 제가 ‘만물의 영장’이 아니고 그냥 ‘동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잠이 오지 않아도 걱정하지 않습니다.
잠이 부족한 동물은 결국 잠을 자게 되니까요.
더위를 못 이겨 남을 해치는 ‘만물의 영장’보다
더우면 제 풀에 지치는 동물로 살고 싶습니다.
너무 느려 털 속에 이끼가 자라는 나무늘보, 송곳니도 없는 나무늘보처럼,
누구에게도 피해 주지 않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저는 동물입니다. 열대야든 영하의 추위든
소리 없이 견뎌내는 겸손한 동물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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