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11

달빛에 잠이 깨어 (2021년 5월 28일)

밤에 자꾸 잠이 깨어 괴롭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도 새벽에 깨는 일이 많은데, 그럴 때면 잠자려 애쓰는 대신 일어납니다. 시간을 덤으로 받은 기분으로. 그런데 어제 법정스님의 글을 읽다가 스님도 '자다가 몇 차례씩' 깨셨었다는 말씀을 만났습니다. 때로는 기침하느라 잠에서 깨어나시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스님은 그럴 때 이런 생각을 하셨다고 합니다. "한낮의 좌정坐定보다 자다가 깬 한밤중의 이 좌정을 나는 즐기고자 한다.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지 않으니 잠들지 말고 깨어 있으라는 소식으로 받아들이면 기침이 오히려 고맙게 여겨질 때가 있다. 맑은 정신이 든다. 중천에 떠 있는 달처럼 내 둘레를 두루두루 비춰주고 싶다." -- 법정, , 샘터

오늘의 문장 2021.05.28

'무소유' 소유전쟁 (2010년 3월 20일)

3월 11일 입적하신 법정스님이 자신의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라고 하셨다는 게 알려지면서 스님의 저작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헌 책이 새 책 정가의 몇 배에 거래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스님의 대표작 '무소유'를 15만원에 팔겠다며 인터넷 중고 서점에 내놓았다고 합니다. 제가 1980년대 말인가 1990년 대 초에 산 ‘무소유’엔 ‘값1,000원’이라 쓰여 있습니다.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무소유’ 소유전쟁. 웃음이 나옵니다. 스님도 어디쯤에서 ‘허!’ 웃으실 것 같습니다. 출판사 중엔 “부디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아주십시오.”라는 스님의 ‘남기는 말’을 보고도, 정말 절판하라는 건가, 지금 바로 절판하긴 어렵다, 하는 식으..

나의 이야기 2010.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