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임신했어요... (2008년 6월 27일) 10대들은 누구나 부모를 충격에 빠뜨릴 수 있는 말을 한마디씩 알고 있지만 “저, 임신했어요” 에 버금가는 말은 드물 겁니다. 게다가 사랑에 빠져 어쩔 수 없이 임신한 게 아니라 임신을 하기로 결심하고 아무하고나 성관계를 맺었다면 그야말로 경악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미국 매.. 자유칼럼 2009.12.08
역사 앞에서 (2008년 6월 13일) 오랜만에 극장에 갔습니다. 낙원동 옛 허리우드 자리에 있는 서울아트시네마. 독립·실험영화, 고전과 예술영화 전용 상영관인 그곳에서 지금 제 2회 대만영화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제가 본 영화는 허우 샤오시엔(侯孝賢) 감독의 <동동의 여름방학 (A Summer at Grandpa's)>입니다. 타이베.. 자유칼럼 2009.12.08
잘 살기, 잘 죽기 (2008년 5월 30일) 중국 쓰촨성에서 대지진이 발생한 지 266시간 만인 지난 23일, 돌기둥 아래 깔린 채 아내로부터 물과 음식을 공급받던 80세의 노인이 구출되었다고 합니다. 바로 전날에도 각각 92세와 84세인 노부부가 칭청산 정상 부근의 초가에 갇혀 있다 구출된 적이 있습니다.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나온.. 자유칼럼 2009.12.08
밤으로의 긴 여로 (2008년 5월 16일)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러 가는 날, 방향 없이 부는 바람에 걸음이 더 더뎌집니다. 흘러넘치는 느낌표의 시대, 새 이름을 외우느니 사람도 없고 문도 없는 곳으로 숨어버리고 싶은데, 왜 가는 것일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물음표가 쌓입니다. 목적지가 보일 때쯤에야 확신 없는 답이 나옵니.. 자유칼럼 2009.11.29
북경에서 온 편지 (2008년 5월 2일) 처음 <북경에서 온 편지>를 읽은 건 대학 시절입니다. 그때 대학생들은 지금 학생들보다 키가 작았지만 지적 욕구만은 뒤지지 않았습니다. 중국에서 오래 산 미국 작가 펄 S. 벅의 원저는 <Letter from Peking.> 북경을 “Peking”이라 한 건 그 책이 1957년에 출간되었기 때문입니다. 중국 .. 자유칼럼 2009.11.29
신앙과 세계화 (2008년 4월 18일) 1997년부터 10년간 영국의 총리를 지낸 토니 블레어가 이달 초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신앙과 세계화”라는 제목의 연설을 하여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블레어는 원래 성공회 (영국 국교회라고도 함) 신자였으나 작년 크리스마스 직전 가톨릭이 되었고 이번 연설은 가톨릭 신자로서 처음 행.. 자유칼럼 2009.11.29
명문 사학 고려대 (2008년 4월 4일) 지난 주 서울 중앙지법 민사합의 51부는 세종대학교가 고려대학교를 상대로 낸 표장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고려대가 조치원 서창캠퍼스의 이름을 ‘세종캠퍼스’로 바꾸자 세종대가 ‘세종’은 세종대의 고유브랜드라며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는데, 법원이 고려대의 손을 들어.. 자유칼럼 2009.11.29
임철순의 날 (2008년 3월 21일) 요즘 한창 맹위를 떨친다는 감기에 걸렸습니다. 고열을 동반한 동통에 이어 간헐적으로 터지는 기침 때문에 명치끝에서 배까지 손을 댈 수 없게 아프고, 아파도 입맛을 잃은 적은 없던 사람이 음식을 쳐다보기도 싫습니다. 나쁜 일에도 좋은 일 한 가지는 따라온다더니 겨울동안 붙은 뱃살이 조금 빠.. 자유칼럼 2009.11.29
재수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2008년 2월 22일) 수시, 정시, 추가 합격 등 대학 신입생을 결정하는 과정이 대충 마무리되어 갑니다. 재수하여 대학에 들어간 아이의 아버지는 오랜만에 환한 얼굴입니다. 막 재수생이 된 딸의 어머니는 심상한 말투와 다르게 표정이 어둡습니다. 사람들은 시험에 붙는 걸 좋아합니다. 이 글은 대학 입시.. 카테고리 없음 2009.11.29
모두 잘 지내고 있다오 (2008년 2월 11일) 설 연휴가 끝났습니다. 적조했던 가족과 친척들을 만나 좋았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지나가서 기쁘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설이나 추석 등 명절이 반갑지 않은 건 질문 때문이라고 합니다. 서른 넘은 독신자들은 왜 아직도 혼자인지를 친척 수만큼 여러 번 얘기해야 하고, .. 자유칼럼 2009.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