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3월 (2009년 1월 7일) 바그다드에서 일어난 자살 폭탄 사건으로 시작된 2008년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 속에 끝났습니다. 자살 폭탄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건 20여명이었지만 가자사태는 500명이 넘는 사망자와 수천 명의 부상자를 낳고도 아직 진행 중입니다. 달력은 오늘을 2009년 1월이라 하지만 세상은 아직 2008년 13월.. 한국일보 칼럼 2009.10.31
인천 국제 추억도시 (2008년 12월 17일) 인천은 제 2의 고향입니다. 인천 출신 애인 덕에 젊은 한 때를 그곳에서 보냈습니다. 송도호에서 보트를 타고 신포시장에서 새콤달콤한 우무무침을 먹은 후, 은성다방의 담배연기 속에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들었습니다. 때로는 자유공원의 어둠을 틈타 입술과 입술을 .. 한국일보 칼럼 2009.10.31
밤은 길지라도 (2008년 11월 26일) 참 이상한 나라입니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경제 위기 속에서 종주국 미국도 반성중인 신자유주의 정책을 붙들고 늘어지고, 일기예보부터 경제전망까지 틀리기를 밥 먹듯 하면서, 주가 폭락, 환율 급등, 건설업체 연쇄부도, 아파트값 급락 등을 정확히 예측한 ‘인터넷 경제 대통령’ 미네르바의 .. 한국일보 칼럼 2009.10.31
고려대와 카이스트 (2008년 11월 5일) 지난 달 국제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1차대회에서 완벽에 가까운 연기로 우승, 온 국민에게 웃음을 선사한 ‘피겨요정’ 김연아 선수가 고려대학교의 2009학년도 2학기 수시에 합격했다고 합니다. 고대는 캐나다에서 전지훈련 중이던 김 선수가 화상 면접으로 응시할 수 있게 학칙까지 바꿨다고.. 한국일보 칼럼 2009.10.31
유재석씨에게 (2008 년 10월 15일) 최진실씨가 몸을 버린 지 2주가 되었지만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49재전이라 영혼이 이곳에 머물고 있어서일까요? ‘국민요정’ 생각을 하니 ‘국민엠씨’ 유재석씨가 떠오릅니다. 1990년대 연예계를 대표한 배우 최진실씨와 2000년대 후반 텔레비전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연예인 유재석씨가 나.. 한국일보 칼럼 2009.10.31
지금은 의심할 때 (2008년 9월 24일) 금융대란 속에서 널뛰기하는 주가와 금값 소식을 읽다가 집을 나섭니다. 뉴스가 없는 곳을 그리며 어찌어찌 가다보니 북촌입니다. 안국동과 삼청동 사이 고즈넉이 들어앉았던 동네의 모습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문득문득 솟은 현대식 건물들 사이 낮은 기와집들이 초라해 보이고 구불구불 좁게 흐르.. 한국일보 칼럼 2009.10.31
명지대 앞 북카페 (2008 9월 3일) 대학이 개강을 하니 동네가 살아납니다. 중년의 조바심을 아랑곳 않고 천천히 흐르던 젊은 인파가 아예 서버립니다. 유명한 프랜차이즈 도넛 가게가 ‘그랜드 오프닝’을 하고 있습니다. 오색 풍선이 재색 보도에 색을 입히고, 주홍과 빨강으로 장식한 가게 안에도 웃는 얼굴이 가득합니.. 한국일보 칼럼 2009.10.31
슬픈 태극기 (2008년 8월 13일) 이 명박 대통령이 지난 주말 베이징에서 거꾸로 된 태극기를 흔들며 응원했다고 구설에 올랐습니다. 네티즌들이 ‘다음’과 ‘네이버’ 등 포털에 게재된 대통령의 사진에서 태극이 뒤집힌 걸 발견한 겁니다. 비판이 잇따르자 곤혹스러워진 청와대가 언론사들에게 문제의 사진이 보이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하여 비난이 더욱 세졌습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사용되고 있는 태극기의 규격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개막식 때 한국 팀의 기수인 장 성호 선수가 들었던 태극기, 박 태환 선수가 금메달을 받는 시상식장에서 사용된 태극기 등의 네 괘가 규격보다 작다는 겁니다. 그렇게 보아 그런지 텔레비전 속에서 펄럭이는 태극기가 슬퍼 보입니다. 네티즌들이 들으면 화를 낼지 모르지만 거꾸로 달린 태극.. 한국일보 칼럼 2009.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