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자 시시한 그림일기 20

삶은 헌 신발을 신고... (2023년 4월 24일)

삶은... 무엇일까요? 천상병 시인의 말처럼 '소풍'일까요? 테레사 수녀의 말처럼 '기회'일까요? 일러스트포잇 김수자 씨의 블로그 '시시한 그림일기'에서 만난 이기철 시인은 '삶은 헌 신발을 신고 늙은 길을 걸어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시시(詩詩)한 그림일기'에 가면 더 많은 시와 일러스트를 볼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PostList.naver?blogId=illustpoet&skinType=&skinId=&from=menu&userSelectMenu=true 시 한편 그림 한장 삶은 헌 신발을 신고 늙은 길을 걸어가는 것입니다 종이에 색연필 ​ ​ ​ ​ 삶은 헌 신발을 신고 늙은 길을 걸어가는 것 입니다 이기철 삶을 미워한다는 것은 삶을 사랑하자는 것이지요 저 길가..

동행 2023.04.24 (1)

시, 그리고 '시시한 그림일기' (2023년 2월 3일)

이름 있는 병에 잡혀 3년 간 투병하느라 애쓴 제 아우 일러스트 포잇 (Illust-poet) 김수자 씨가 다시 현업에 복귀했습니다. (원래 남에게 제 아우를 얘기할 때는 '씨'라는 존칭을 붙이지 않는 게 옳지만 그도 이제 회갑이 지나 '씨'를 붙였습니다. 양해해 주십시오.) 오랜만에 그의 블로그 '시시(詩詩)한 그림일기'에 새 그림이 걸렸습니다. 투병하는 동안 '나의 아픔은 별것 아니라는 주문으로 엄살 부리지 않으려 애썼다.'는 그의 토로를 읽으니 머리가 다 빠지고 키가 줄어들 만큼 고통을 겪으면서도 의연했던 그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자랑스러운 아우, 존경스러운 사람, 김수자 씨의 건강과 활약을 축원하며 그의 새 작품을 아래에 옮겨둡니다. 이르사 데일리워드(Yrsa Daley-Ward)의 시 아래 글은..

동행 2023.02.03 (3)

우리집은 감나무 집 (2022년 11월 8일)

오랜 친구가 보내준 고창 단감을 맛있게 먹고 있는데 둘째 수양딸의 어머님이 고흥 단감을 한아름 보내주셨습니다. 모양도 크기도 제각각이지만 맛은 한결같이 좋아서 사람도 단감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감들 중엔 피부가 연예인들처럼 곱고 반짝이는 감도 있지만, 검버섯과 기미 앉은 제 얼굴처럼 얼룩얼룩하고 군데군데 패이거나 멍든 감도 있습니다. 그래도 단감이라는 이름값을 하지 못하는 감은 없으니 이름값을 하지 못하는 건 사람뿐인가... 부끄럽습니다. 우리집엔 감나무가 없지만 감마다 감나무의 生과 추억이 배어 있으니 우리집은 어느새 감나무 집입니다. 감을 들여다보면 여름 끝 푸른 감 사이를 흔들던 바람과 감의 몸에 알알이 박히던 햇살과 비의 알갱이가 보이는 듯합니다. 문성님, 이순 여사님,..

동행 2022.11.08 (1)

빈집 (2022년 9월 26일)

아무도 살지 않는 집을 '빈집'이라 합니다. 미분양 아파트처럼 처음부터 빈집도 있지만 대개는 누군가 살다 떠난 집입니다. 그러니 누군가의 '옛집'이 어느 날 '빈집'이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빈집을 보면 상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그 집을 옛집이라 부를 사람들, 그 마당을 어슬렁거렸을 강아지와 고양이, 그들에게 그림자를 드리웠을 나무들, 그 뜰 가득 향기를 채웠을 꽃들... 포털사이트 '다음'이 10월 1일부터 블로그를 없애고 티스토리로 통합한다는 통보를 들어서일까요? 13년 동안 글을 써온 이 블로그를 드나드는데 빈집을 드나드는 느낌입니다. 아래 그림은 일러스트포잇 김수자 씨가 자신의 네이버 블로그 '詩詩한 그림일기'에 신동옥 시인의 시 '빈집'과 함께 올린 그림입니다. 아래엔 그림..

나의 이야기 2022.09.26 (1)

꽃은 물의 꿈 (2022년 7월 23일)

능소화 꽃이 빗속에 떨어집니다. 올려다 보던 꽃들을 내려다봅니다. 저 환한 빛의 다른 이름이 깊은 어둠은 아닐까요. 허공에서 꽃이었던 능소화는 지면에 누워도 꽃, 여전한 꿈! 일러스트-포잇 김수자 씨의 블로그 '시시한 그림일기'에서 본 능소화를 아래에 옮겨둡니다. 맨 아래 글은 김수자 씨의 글입니다. 시 한편 그림 한장 넝쿨 꿈을 꾸던 여름 - 이혜미 illustpoet ・ 2018. 8. 16. 21:22 URL 복사 이웃추가 종이에 색연필 넝쿨 꿈을 꾸던 여름 이혜미 떨어진 능소화를 주워 눈에 비비니 원하던 빛 속이다 여름 꿈을 꾸고 물속을 더듬으면 너르게 펼쳐지는 빛의 내부 잠은 꿈의 넝쿨로 뒤덮여 형체를 잊은 오래된 성곽같지 여름을 뒤집어 꿰맨 꽃 주홍을 내어주고 안팎을 바꾸면 땅속에 허리를 담근..

동행 2022.07.23

오래된 수틀 -- 나희덕 (2022년 2월 6일)

쪽파나 알무(표준어: 총각무)를 다듬거나 구멍 난 양말을 기울 때면 바하나 모차르트, 베토벤의 음악을 틀어 놓습니다. 그러면 노동의 시간이 음악 감상 시간이 되어 어깨 아픈 것도 허리 아픈 것도 모릅니다. 수를 놓을 땐 어떨까요? 그때도 음악을 틀어 놓는 게 좋을까요? 아니, 그건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수를 놓는 것은 힘들어도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시간이고 창조의 시간은 단순 노동의 시간과는 다를 테니까요. 아래 작품과 시는 일러스트포잇 김수자 씨의 '시시한 그림일기'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우리의 나날도 이 작품처럼 아름다울 수 있을까요? 맨 아래 글은 김수자 씨의 글입니다. 시 한편 그림 한장 오래된 수틀 - 나희덕 illustpoet ・ 2017. 3. 3. 18:39 URL 복사 이웃추가 캔버스에..

동행 2022.02.06

'뭉클'한 9월 (2021년 9월 1일)

9월은 폭우를 타고 왔습니다. 이 차분한 온도가 이렇게 극적인 비바람 속에 찾아오다니... 세계와 세상이 갈수록 드라마틱해지니 드라마를 보는 사람이 줄어드는 것이겠지요. 비 그친 9월 새벽 회색 하늘은 울음 끝 부운 눈처럼 안쓰럽고 아름답습니다. 눈물이 사람을 맑히우듯 빗물이 세상을 맑게 만든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9월 한 달 동안 8월에 못한 일들 많이 하시고 뭉클한 순간들 자주 맞으시길, 그래서 자꾸 맑아지시길 빕니다. 아래는 일러스트포잇 김수자 씨의 블로그에서 가져온 '뭉클'입니다. 이사라 시인의 시 아래에 있는 글은 김수자 씨의 글입니다. 그림을 클릭하면 김수자 씨의 블로그 '詩詩한 그림일기'로 연결됩니다. 시 한편 그림 한장 뭉클 - 이사라 illustpoet ・ 2019. 7. 29. 23..

동행 2021.09.01

보고 싶은 아버지 (2021년 6월 14일)

2015년 9월 이곳을 떠나가신 아버지 제 첫 스승이고 친구이신 아버지... 아버지 떠나시고 단 하루도 아버지 생각을 하지 않은 날이 없습니다. 오늘도 아버지의 자유와 평안을 위해 기도합니다. 아버지, 보고 싶은 아버지... 아래 그림을 클릭하면 일러스트포잇 (illust-poet) 김수자 씨의 블로그 '시시(詩詩)한 그림일기'로 연결됩니다. 맨 아래 글은 김수자 씨의 글입니다. 시 한편 그림 한장 나비 - 정호승 illustpoet ・ 2017. 9. 23. 21:12 URL 복사 이웃추가 캔버스에 아크릴릭 나비 정호승 누구의 상장(喪章)인가 누구의 상여가 길 떠나는가 나비 한 마리가 태백산맥을 넘는다 속초 앞바다 삼각파도 끝에 앉은 나비 아버지, 직접 뵐 수 없는 곳으로 떠나신지 2년 입니다. 어제 ..

나의 이야기 2021.06.14

매실이 익겠구나, 비! (2021년 5월 15일)

새벽녘 잠시 이슬 같은 비가 손등에 내려앉더니 벌써 그쳤습니다. 내일은 종일 비가 온다니 목마른 매실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매실을 기다립니다. 아래는 일러스트포잇 김수자 씨의 블로그에서 가져온 그림과 시입니다. 그림을 클릭하면 김수자 씨의 블로그 '시시한 그림일기'로 연결됩니다. 맨 아래 글은 김수자 씨의 글입니다. 시 한편 그림 한장 서우(暑雨) - 고영민 종이에 채색 서우(暑雨) - 고영민 매실이 얼마나 익었나 우두커니 방에 앉아 비의 이름을 짓네 매실이 익는 비 매실을 보내는 비 떨어져 온종일 한쪽 볼을 바닥에 기대고 있노라면 볼이 물러지고 녹아, 썩어 없어지는 올해도 나무는 들고 있던 꽃을 놓치고 애지중지 열매를 또 놓치고 시큼달큼 이 비는 언제나 그칠까 매실이 가고 없는 가지 끝 허공..

동행 2021.05.15

꽃집 (2021년 2월 28일)

아메리칸 블루 화분을 옮긴 후 허리가 고장나긴 했지만 고장은 제 탓이지 꽃 탓이 아닙니다. 회색 하늘에 아랑곳하지 않고 색색으로 피어 세상을 밝히는 꽃들은 한 송이 한 송이 다 등대입니다. 겨울을 이기고 봄으로 가는 꽃들이 특히 아름다운 것처럼 꽃집들도 2, 3월에 가장 아름답습니다. 거리에 꽃집이 없었다면 이 세상은 얼마나 컴컴했을까요? 아래에 일러스트포잇(illustpoet) 김수자 씨의 블로그 '시시(詩詩)한 그림일기'에 실린 꽃집 얘기를 옮겨둡니다. 맨 아래 글은 김수자 씨의 글입니다. 그림을 클릭하면 '시시한 그림일기'로 연결됩니다. 시 한편 그림 한장 꽃집 - 박연준 illustpoet ・ 2018. 1. 23. 19:48 URL 복사 이웃추가 종이에 색연필 꽃집 박연준 빛이 빛에게 수분이 수..

동행 2021.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