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봄아씨 꽃아씨 (2024년 3월 23일)

divicom 2024. 3. 23. 10:02

꽃마다 엄마 얼굴 엄마 목소리입니다.

지난 목요일이 엄마 95번 째 생신이었는데

저는 여전히 안개처럼 몽롱한 채 아무것도 못하고 

아우 김수자가 자신의 블로그 '시시(詩詩)한 그림일기'에 올린

엄마 기리는 편지와 그림만 옮겨둡니다.

박목월 시인의 시 아래 글은 김수자의 글입니다.

 

 

봄 부르는 소리 - 박목월

 
종이에 분채, 부분
 
 

봄 부르는 소리
                          박목월

뒷산에는 눈 녹은 개울물 소리
돌돌돌 돌돌돌 봄을 부르네

봄아씨 꽃아씨 어서 오세요
꽃수레 꿈수레 타고 오세요

얼음이 풀려서 시냇물 소리
돌돌돌 돌돌돌 봄을 부르네

은실비 봄비를 앞장 세우고
봄아씨 꽃아씨 어서 오세요

산에도 들에도 꽃방석 펴면
우리도 즐겁게 봄잔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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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완연한 봄이 왔네요.
94년전 봄에 오셔서 봄에 떠나셨으니

당신 이름처럼 봄아씨 맞네요.

어제는 당신 생신이셨는데

부실한 딸은 가뵙지도 못하고 죄송해요.
그래도 막내가 케잌이랑 꽃을 들고 갔다니

무척 좋으셨죠?
조금 날씨가 풀려서 작업중 산책에 나서면

여기저기 봄꽃들이 인사를 건네네요.
지난 연말, 엄마가 기운 없이 누우셨을 때부터

기도를 담아 그렸던 작품을 끝내고 새 작업을

시작했어요. 달리 다른 일은 엄두가 안나요.

응원해주세요.
봄비가 내리려하네요.

다음 주말, 찾아뵐테니 편히 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