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 14

노년일기 240: 노화에 대한 보상 (2024년 12월 8일)

나이가 들어가며 실수가 잦아집니다.어딘가에 부딪혀 다치고 뭔가를 떨어뜨리고앞에 앉은 사람의 말을 놓치는가 하면 티비에서 나오는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늙어간다는 건 바보가 되어가는 건가 생각하다가 문득, 그런데 그런 실수는 젊어서도 하지 않았던가자문합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노인' 칭호를 듣는사람들은 자신의 실수를 나이 탓으로 돌리기일쑤입니다. 힘은 빠지고 아픈 곳은 많아지고 정신은 멍해지고...이 모든 부정적 노화 증세에 대한 보상은 무엇일까요? 보상이 있긴 있을까요?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 1882-1941)는 에서 피터 월쉬의입을 빌어 보상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 보상은 바로자신의 경험을 다른 각도에서 비춰 봄으로써 '존재자체만으로  충분'하여, '타인이 필요치..

동행 2024.12.08

나르시시스트 리더의 자아 과잉 (2024년 12월 5일)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걸4일 아침에야 알았습니다. 제가 뉴스를 보지 않는 동안 비상계엄이 내려지고 해제되었습니다. 저로선 참 운이 좋았던 것이지요. 계엄이 선포된 것을 알았으면잠도 못 자고 나라 걱정을 했을 테니까요. 어제 아침 이 소식을 접하자 제일 먼저 대통령 주변에사람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삼국지에서 보듯 공명이 있거나 방통이 있거나 주유가 있거나, 리더의 장점과 단점을 아는 책사가 옆에 있어야 할 텐데, 윤 대통령에겐 그런 사람이 없는 것 같습니다. 마침 어제 열렸던 동아비즈니스포럼에서 맨프레드 케츠드 브리스 ( Manfred Kets De Vries) 교수가 이번 계엄 사태에딱 어울리는 얘기를 했기에 첫 부분만 아래에 옮겨둡니다. 아래를 클릭하면 기사 전문..

동행 2024.12.05

스님과 사제를 수입한다고? (2024년 12월 3일)

며칠 전 신문에서 사제와 스님 등 구도자들이부족하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구도 희망자의 부족으로신학대학 입학생이 줄어 문 닫는 신학교가 생겼고,현재의 추세가 계속되면 빈 절과 빈 성당이 생겨날 테니 외국 사제와 스님들의 수입을 늘릴 거라고 합니다. 절과 성당과 교회가 있는 이유는 신도가 있기 때문이니그런 종교기관들이 문을 닫는 이유는 신도가 줄기때문이겠지요. 그러면 사제와 스님을 '수입'하기 전에왜 신도가 줄고 있는지 먼저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존재론적 고민을 하는 사람이 줄어서일 겁니다. 20세기 말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생각했습니다.산다는 건 무엇인가, 잘 사는 건 어떻게 사는 것인가, 죽음은 무엇이며 죽은 후엔 어떻게 되는가... 젊은이들은 특히 그런 질문과 씨름하며 밤을 새우..

동행 2024.12.03

노년일기 239: 엄마의 속옷 (2024년 12월 1일)

동네 밖 외출을 거의 하지 않지만, 할 때는 어머니의옷이나 모자를 착용합니다. 그러면 지난 2월 돌아가신어머니와 동행하는 것 같으니까요. 날씨가 갑자기 추워진 날엔 어머니가 입으시던 속옷을입었습니다. 늘어난 목 부분을 어머니가 군데군데꿰매어 줄이신 걸 보니 괘 오래 입으셨던 옷입니다. 맨살에 닿는 감촉이 너무도 부드럽고 따뜻해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이승에서 함께했던 시간, 어머니는 부드러움이나 따뜻함과는 거리가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저 세상으로 가시고 나니 그때 알아채지못하고 흘려보낸 따스함이 새록새록 그립습니다.  어머니의 속옷을 입고 있을 때는 몰랐는데 빨아 널며보니 옆구리에 꽤 큰 구멍이 있었습니다. 어머니도저처럼 그 구멍의 존재를 모르고 무심히 입으셨던걸까요? 아니면 그 구멍을 발견하셨을 ..

나의 이야기 2024.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