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스님과 사제를 수입한다고? (2024년 12월 3일)

divicom 2024. 12. 3. 21:50

며칠 전 신문에서 사제와 스님 등 구도자들이

부족하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구도 희망자의 부족으로

신학대학 입학생이 줄어 문 닫는 신학교가 생겼고,

현재의 추세가 계속되면 빈 절과 빈 성당이 생겨날 테니

외국 사제와 스님들의 수입을 늘릴 거라고 합니다.

 

절과 성당과 교회가 있는 이유는 신도가 있기 때문이니

그런 종교기관들이 문을 닫는 이유는 신도가 줄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면 사제와 스님을 '수입'하기 전에

왜 신도가 줄고 있는지 먼저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존재론적 고민을 하는 사람이 줄어서일

겁니다. 20세기 말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생각했습니다.

산다는 건 무엇인가, 잘 사는 건 어떻게 사는 것인가,

죽음은 무엇이며 죽은 후엔 어떻게 되는가...

 

젊은이들은 특히 그런 질문과 씨름하며 밤을 새우거나

술을 마셨습니다. 그리고 그 답을 찾는 과정에서 신학교를

가기도 하고 절에 들어가 머리를 깎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며, 특히 스마트폰과 SNS가

생활화되며 존재론적 질문은 사라졌고, '돈'에 관한 것을

빼면 질문이 없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질문이 없는 삶은,

육체는 살아있으되 정신은 죽은 상태입니다. 

 

사회가 이런 상태인데 절과 성당과 교회가 목회자와

구도자의 수가 줄고 있는 것만을 걱정하여 그들의

'수입'을 늘릴 생각을 한다니, 참 기가 막힙니다.

 

한국 사회가 지금처럼 질문 없는 사회가 된 것은 절과

성당과 교회, 스님들과 사제들과 목회자들의 직무 유기를

뜻합니다. 자본주의의 횡포 아래 돈만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아무런 도움이나 각성을

주지 못했음을 뜻합니다. 

 

종교기관들이 생각해야 할 것은 사제와 스님과 목회자

희망자의 감소가 아니라, 동시대인의 신뢰를 잃은

자신들의 존재 이유입니다. 

 

스님, 신부님, 목사님, 부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지 마시고 달을 보아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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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41129/1305307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