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박근혜 후보를 찍지 않은 사람들에게 (2012년 12월 20일)

divicom 2012. 12. 20. 22:14

대통령 선거가 끝났습니다.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박 후보를 찍지 않았던 사람들은 냉소하거나 분노합니다. 그러나 선거는 선거이고 투표는 투표입니다. 박근혜 후보는 선거에 의해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박 후보를 찍었던 사람들이나 찍지 않았던 사람들이나, 이제는 모두 다 같은 이 나라 국민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새 당선인이 선거운동 기간동안 약속했던 것들을 대통령으로서 어떻게 실천해나가는지 눈 크게 뜨고 지켜 보아야 합니다. 


약 4천만 명의 유권자 중 투표하지 않은 사람이 천만 명에 이릅니다. 투표율이 75.8퍼센트라는 건 나머지 약 25퍼센트의 유권자가 투표하지 않았다는 뜻이니까요.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그렇게도 열심히 '투표하라!'고 독려했지만 천만 명은 투표하지 않았습니다. 투표하지 않은 천만 명이 투표했으면 투표의 결과가 어떻게 달라졌을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일각에선 벌써 새 대통령 당선인에게 잘 보이기 위한 충성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고 합니다. 전혀 놀랍지 않습니다. 평생 다른 진영에 속해 있던 사람들이 선거를 앞두고 자리를 바꾼 것도 놀랍지 않습니다. 사람들 중엔 이익을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정치판에 특히 그런 사람들이 많습니다.


문재인 전 후보처럼 훌륭한 사람이 어떻게 패할 수 있느냐고 탄식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답은 늘 문제 속에 있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패한 것은 그분이 우리 정치판에 맞지 않게, 너무나 품격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우리의 대통령이 되기엔 너무 훌륭한 사람입니다.


이번 투표가 가르쳐준 교훈 하나는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의 수가, 나와 생각이 같은 사람만큼 많다'는 것입니다. 박 후보를 찍은 사람들과 문 후보를 찍은 사람들의 수가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투표한 사람의 수는 3천만 명이 넘는데 두 후보가 얻은 표의 차이는 겨우 108만 표이니까요. 


박 후보를 찍은 사람들은 문 후보를 찍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야 하고, 문 후보를 찍은 사람들은 박 후보를 찍은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야 합니다. 생각이 같은 사람끼리 살면 편하지만 생각이 다른 사람과 살면 성장할 수 있습니다. 


문재인 후보를 찍었다가 낙담한 유권자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오히려 성장하고 서로를 키우기 바랍니다. 언젠가 문재인 전 후보처럼 훌륭한 후보를 만나게 되는 날, 다시는 오늘처럼 낙담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