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교통방송 '즐거운 산책' 시간에는 헤르만 헷세의 시 '낙엽'을 읽어드렸습니다. '영원한 것은 없는 세상,' 세상이 아름다운 건 바로 그것, 끝없는 변화 때문일지 모릅니다. 비 머금은 낙엽 깔린 길은 눈길보다 위험합니다. 부디 가만가만 걸으시며 낙엽의 향기를 즐겨보시지요.
'오늘의 노래' 코너에서는 김광석 씨가 부르는 '서른 즈음에'를 틀어드렸습니다. 오늘이 28일이라 28이라는 숫자를 생각했고, 그러다보니 서른 즈음인 사람들이 생각났습니다. '서른'은 꼭 30세를 뜻하는 게 아니고 '더 이상 젊지 않은 나이'를 뜻한다고 생각합니다. 숫자와 상관없이 빨리 늙는 사람들이 있고 늦게 늙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정신이 젊은 사람은 나이 들어도 더디 늙습니다. 부디 천천히 늙으시길 바랍니다.
낙엽
꽃마다 열매가 되려고 합니다.
아침은 저녁이 되려고 합니다.
변화하고 없어지는 것 외에
영원한 것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그다지도 아름다운 여름까지도
가을이 되어 조락을 느끼려고 합니다.
나뭇잎이여, 바람이 그대를 유혹하거든
가만히 끈기있게 달려 있으십시오.
그대의 유희를 계속하고 거역하지 마십시오.
조용히 내벼려 두십시오.
바람이 그대를 떨어뜨려서
집으로 불어가게 하십시오.
서른 즈음에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 뿜은 담배 연기처럼
작기만한 내 기억속에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 속에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 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 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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