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안락사 (2012년 5월 7일)

divicom 2012. 5. 7. 08:38

전라북도 전주에서 여든 셋 되신 노인이 폐암 말기로 고통받는 부인의 산소호흡기를 잘라 숨지게 했다고 합니다. 서울신문 기사에 따르면 임실군 삼계면에 사시는 심모 씨는 지난 5일 오후 전북대병원 중환자실에서 미리 준비해간 접이식 주머니칼로 부인 곽모씨(77)의 기도에 삽입되어 있던 산소호흡기의 호스를 잘랐다가 간호사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고 합니다.

 

할아버지는 아내의 투병을 지켜보기 힘들어 병원 측에 퇴원시켜 줄 것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고 합니다. 곽 할머니는 5년 전 폐암 수술을 받았으나 상태가 악화돼 병원에 다시 입원했다고 합니다.

 

아픈 아내를 병원에 데리고 가고 간호하는 것도 사랑이지만, 회복불능 상태에서 고통에 시달리는 생존을 끊어주는 것도 사랑입니다. 오늘날 의사와 병원이 저지르는 가장 큰 죄는 고칠 수 없는 환자를 다만 연명하게 하는 것입니다. 아내를 고통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스스로 '범죄인'이 되신 심 할아버지를 생각하면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누가 감히 그 분의 죄를 묻겠습니까? 하루빨리 안락사에 관한 법규가 만들어져 심 할아버지 같은 분이 '범인'의 누명을 쓰지 않게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