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스테이트 대학교의 더크 슐츠-마커치 교수(Dirk Schulze-Makuch with the Washington State University School of Earth and Environmental Sciences) 등 열 명의 과학자들이 지구유사성지수(ESI:Earth Similarity Index )와 행성서식가능성지수(PHI:Planetary Habitability Index)를 생명체 서식 조건을 측정하는 새로운 척도로 제시하며, 생명체 서식 조건을 반드시 물 존재 여부나 중심별을 도는 행성으로 국한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고 합니다.
이들은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천체들의 조건이 생각보다 더 광범위하다며, 토성의 위성 타이탄에 있는 탄화수소 호수에 지구와는 다른 생명체가 살 가능성이 있고, 중심별을 돌지 않고 홀로 떠도는 행성 역시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오늘 연합뉴스 기사에는 이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실려 있습니다. 기준점인 지구를 1.00으로 한 ESI 방식에 따라 연구해보니 지구에서 약 20광년 떨어진 천칭자리의 글리제 581g 행성이 0.89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같은 항성계에 속하는 글리제 581d는 ESI 0.74로 그 뒤를 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구와 같은 태양계에 속해 있어 관심을 끌어온 화성의 ESI는 0.70, 수성은 0.60이었다고 합니다.
PHI를 적용하는 경우에는 우리 태양계에 속하는 타이탄(0.64)과 화성(0.59)이 최고점을 받았고, 목성 위성 유로파(0.47), 외부행성 글리제 581g(0.49), 글리제 581d(0.43) 등이 뒤를 이었다고 합니다. 이 연구 결과는 `우주생물학(Astrobiology)' 저널 12월 호에 발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영어 원문은 연합뉴스 기사보다 훨씬 재미있습니다. http://www.astrobio.net/pressrelease/4355/habitable-does-not-mean-earth-like 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외부행성의 수는 모두 700여개인데 ESI는 크기와 밀도, 중심별로부터의 거리 등이 지구와 얼마나 비슷한지를 보는 것이고, PHI는 지구가 아닌 다른 천체의 혹독한 환경에서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을 만한 화학적, 물리적 조건을 규정한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생명체 추적 대상을 지구와 유사성이 큰 행성으로 국한하는 것은 너무 범위를 좁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오랜만에 읽는 우주 이야기는 재미있지만, 아무리 생명체가 살 수 있는 별이 많아도 '우주에서 가장 살 만한 곳'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곳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일 테니까요. 제게 '우주에서 가장 살 만한 곳'은 지금 이곳, 오염된 하늘과 땅에도 불구하고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바로 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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