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학자금 대출 6조원 (2011년 11월 21일)

divicom 2011. 11. 21. 22:35

조금 전 국민일보 인터넷판에서 대학생 학자금 대출잔액이 사상 처음 6조원을 돌파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청년층 실업률이 7퍼센트 대의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학자금 대출액이 급증하여 청년층 신용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 자료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기타 금융기관의 기타대출이 7조3351억원으로 사상 처음 7조원을 넘었는데, 기타대출 항목엔 한국장학재단의 대학생 학자금 대출과 보훈기금, 군인복지기금이 포함되며, 기타대출액 중 약 90 퍼센트가 학자금 대출이라고 합니다.

 

지난해 4분기 4조8924억원였던 기타대출이 올 1분기 6조2567억원으로 급증했고 3분기에는 7조원을 돌파한 것입니다. 기타 금융기관은 예금을 취급하지 않고 대출기능만 있는 금융기관으로 보험사, 카드사, 연금기금 등을 뜻합니다. 기사에 인용된 한은 관계자는 "기타대출 중 한국장학재단 대출 잔액이 6조5000억원가량 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장학재단 대출액은 전 분기보다 약 1조원 늘어난 수치이며, 학자금 대출액이 6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한국장학재단의 수치가 통계화된 2009년 4분기 약 1조원에서 불과 2년도 안 돼 6배가량 뛴 셈이라고 합니다.

 

올 3월에 민주당 박주선(광주 동구) 의원이 발표한 '대학등록금 주요 현황과 개선방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학자금 대출로 인한 신용불량자는 2만5366명으로 지난 2007년 말 3785명에 비해 6.75배 증가했으며, 학자금 대출 연체액은 같은 기간 1266억원에서 3046억원으로 2.4배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학자금 대출로 인한 연체금액이나 신용불량자가 급증한 것은 34만여명에 달하는 대졸 실업자와 고등교육 재정에 대한 낮은 국가 부담, 물가상승률을 뛰어넘는 대학 등록금 인상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정부는 2009년에 대학생 신용불량자를 막기 위한 신용유의정보등록유예제도를 발표하면서 1만명이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실제 이 제도를 이용한 학생은 2009년 559명, 지난해 678명 등 1237명으로 전체 학자금 대출로 인한 신용불량자 2만5366명의 4.87퍼센트에 불과했습니다. 


박 의원은 당시 "반값등록금과 청년실업 절반 축소를 대선공약으로 제시했던 이명박 정권 3년의 결과는 등록금 1000만원 시대, 34만여명에 달하는 대졸 실업대란, 2만5000명의 대학생 신용불량자라는 처참한 현실을 낳았다"며 "정부가 대학생 신용불량자 양산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정부와 학교가 합세하여 학생들을 빚쟁이로 만들 때 학생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학을 보이콧해야 합니다. 고등학교 3학년과 졸업생들이 합심해 등록금 비싼 대학을 가지 않아야 합니다. 성적 좋은 학생들이 앞장 서서 그런 대학을 보이콧해야 합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 10일 서울 청계광장에서는 '대학입시 거부로 세상을 바꾸는 투명가방끈들의 모임' 소속 10대 18명이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이 누구나 자유롭게 누릴 수 있는 보편적 권리이길 원하며 우리 사회가 모든 이들에게 최소한의 생존과 사람다운 삶을 보장하기를 요구한다"며 "자유로운 배움과 존엄하고 인간적인 삶을 위해 행동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들은 또 "입시 경쟁은 남의 꿈을 밟고 올라가는 전쟁이며 우리의 삶에 가격을 매기는 상품화의 과정"이라며 "경쟁에 뛰어들어 남을 짓밟고 뜀박질하는 대신 스스로 거부자의 길을 택하겠다" "경쟁과 학벌을 강요하는 교육과 사회에 맞서 대학 입시를 거부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제가 오늘 아침 스티브 잡스의 전기에서 인용한 애플사의 광고 문안처럼 '자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미친 사람들'이 세상을 바꿉니다. 그러고보니 스티브 잡스도 비싼 등록금이 아까워 대학을 한 학기만 다니고 그만두었군요. 잡스처럼, '투명가방끈들의 모임'의 회원들처럼, 용기 있는 젊은이들이 많아지기를, 그리하여 학생들을 빚쟁이로 만드는 정부와 학교를 바꾸기를 간절히 바라며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