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란 놈은 잔인한 생물입니다. 몸의 모든 부분으로 스며들어 독을 퍼뜨립니다.
본디 낮은 혈압이 더위로 인해 더 내려갔는지 아무런 생산적 활동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뭔가 해야 하는데' 하는, 강박관념인지 욕망인지 의욕인지 알 수 없는 무엇이
고개를 들다가 몸의 형편을 따라 무너집니다.
생산적 활동을 할 수 없을 때는 남이 생산해놓은 것의 덕을 볼 수밖에 없습니다.
신문을 읽고 괴테의 <파우스트>를 펼칩니다. 꼭 제게 어울리는 구절이 눈에 띕니다.
저 같은 분에게 도움이 될까 하고 대충 번역해 옮겨둡니다.
I am too old for mere amusement
and still too young to be without desire.
What has the world to offer me?
You must renounce! Renounce your wishes!
나, 단순한 즐거움을 찾기엔 너무 늙었고
욕망 없이 살기엔 아직 너무 젊구나.
이 세상이 내게 줄 것이 무엇인고?
버려야 한다! 욕망을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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