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그가 산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그를 생각하며 '산 같은 그대'라는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한때는 나이가 산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이가 든다는 건 높은 산이 되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나이 드는 게 싫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나 봅니다. 그는 산을 흔드는 바람이었나 봅니다.
높은 나이는 산을 흔드는 센 바람인가 봅니다.
그래도 아직은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와 산의 닮은 점을 찾고 싶습니다.
오늘 아침 그의 뒷모습을 보며 새삼 '산 같은 그대'를 읽어보는 이유입니다.
산(山) 같은 그대
그대를 처음 보았을 때 어디서 많이 본 인상이다 하였었더니
그날로부터 십 년은 더 떨어진 오늘에야 알게 되다.
그대와 함께 오르는 산길에서 산 굽어보는 하늘과 온통 비탈에 선 나무들,
적당히 강팍하고 적당히 둥근 바위와 돌멩이들 사이
마치 그들 중의 하나인 양 어울리는 그대를 보다.
완전히 열리지 않는 그대의 웃음과 성내기 어려운 그대의 성벽(性癖)이
다 산을 닮았구나.
산길을 오르는 사람들은 금새 그대 몸에서 풍기는 산내음을 알아내어
똑같이 서툰 그대에게 길을 묻는다.
그대의 대답은 어설퍼도 물은 사람들이 더 잘 알아듣고 길을 간다.
그대가 이고 선 하늘이 그대처럼 푸르고 그대는 나무처럼 산을 이룬다.
기리면 이루어질까 나의 꿈.
그대로 산이고 싶은 나의 꿈.
그대를 닮고 싶은 나의 꿈.
--졸저 <그대를 부르고 나면 언제나 목이 마르고>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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