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관광산업 경쟁력과 한국 방문의 해 (2011년 3월 9일)

divicom 2011. 3. 9. 17:48

스위스에 본부를 둔 세계경제포럼이 2년마다 발표하는 ‘2011 여행 및 관광산업 경쟁력 보고서(TTCI)’가 나왔습니다. 세계 각국의 관광 인프라, 환경의 지속가능성, 정책, 안전과 안보, 인적, 자연적, 문화적 자원 등 지표를 평가해 순위를 매기는 보고서입니다.

 

우리나라는 2008년 10월 14일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를 명예위원장으로 하는 재단법인까지 발족시키면서 2010년부터 2012년까지를 ‘한국 방문의 해’로 선포했습니다. ‘한국 방문의 해’의 성공을 위해 이 기간 동안 매년 100억 원씩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고, 재계와 민간단체로부터 50억 원 이상 어치의 현물 찬조를 받겠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비용을 들여가며 한국 방문을 독려했으니 TTCI에서 한국의 순위는 올라갔을까요? 놀랍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세계경제포럼이 2009년과 2011년 TTCI 순위를 비교해놓은 걸 보면 한국은 31위에서 32위로 오히려 한 계단 내려갔습니다. 2009년엔 조사 대상 국가가 133개였고 2011년엔 139개라는 걸 감안해야 한다고요? 그러면 왜 일본은 25위에서 22위로, 중국은 47위에서 39위로, 대만은 43위에서 37위로 올라갔을까요?

 

한국 방문의 해를 선포하며 세웠던 정부의 목표는 TTCI에서 20위권에 진입하는 것이었습니다. 과연 한국 방문의 해가 끝나는 내년에는 열 개 이상의 계단을 뛰어올라 20위권에 들어갈까요?

 

정부는 2008년 ‘방문의 해’ 제정 당시 780만 명이던 외래 관광객 수를 2012년까지 1천만 명으로 늘린다고 했습니다. 작년 외래 관광객 수는 880만 명을 기록했다고 하니 내년에는 1천만 명이 될 수도 있겠지요. 일 년에 100억 원 이상을 써서 100만 명씩 늘리는 게 과연 의미 있는 일일까요? 관광객 수가 이렇게 늘었는데도 왜 국제관광경쟁력 보고서에서 한국의 순위는 올라가지 않는 걸까요? 이 보고서의 순위를 정하는 지표들이 매우 중요한 것들임을 생각할 때 ‘한국 방문의 해’를 추진하는 방식이 잘못된 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