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가 발표한 `2011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국 최고 부자 자리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그의 재산은 86억달러로 전년에 비해 14억달러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포브스의 명단에는 15명의 다른 한국인들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보유재산 10억달러 이상의 갑부가 지난해 11명에서 16명으로 늘어난 것입니다.
이 회장의 재산은 애플사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스티브 잡스의 재산보다 3억달러나 많다고 합니다. 잡스는 세계 억만장자 명단에서 110위를 차지했는데 그 이유는 그의 연봉이 14년째 1달러로 동결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건희 회장은 105위입니다.
한국의 억만장자 2위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차지했다고 합니다. 그의 재산은 작년 36억달러에서 올해 60억달러로 껑충 뛰었다고 합니다. 3위는 정몽준 한나라당 전 대표가 차지했는데 지난해에 비해 두 계단 올랐다고 합니다. 그의 재산 또한 지난해의 두 배인 32억달러라고 합니다.
이건희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작년엔 3위였으나 올해는 4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그의 재산은 24억달러로 아버지인 이 회장 재산의 28퍼센트 정도라고 합니다. 공동 5위인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재산은 똑같이 21억달러라고 합니다.
한국에서 제일 부자인 이건희 씨가 어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총회에서 '초과이익공유제'를 '들어보지도 못했고 이해도 안 가고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다'고 했다고 합니다. 그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자본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공산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를 전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고 합니다.
'초과이익공유제'는 동반성장위원회 정운찬 위원장이 도입을 제안한 제도로, 쉽게 설명하면 대기업이 연초 목표를 초과하는 이익을 기록했을 때 그 초과분으로 기금을 만들어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정 위원장이 제안하자마자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등 정부 안팎 인사들이 '비현실적'이다, 혹은 '위헌소지가 있다'고 비판한 제도이기도 합니다.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한국의 억만장자들은 스티브 잡스와는 아주 다르게 대개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회사를 키워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말하자면 '운이 좋아' 억만장자가 된 사람들입니다. 젖은 땅을 한번도 밟아보지 않은 사람들이 으레 그렇듯, 이 분들이 중소기업 등 협력업체들의 실상을 알고 그곳 근로자들의 삶과 자신들의 삶이 판이하게 다른 것을 안타까워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이 구호로만 그치고, 한국의 억만장자들이 대다수 국민의 존경을 받지 못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겠지요.
사람의 가치는 그가 죽을 때 그의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의 수로 결정된다고 합니다. 죽음은 평등하니 우리나라의 억만장자들도 결국은 죽을 겁니다. 그들이 죽을 때 몇 명이나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슬픔을 느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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