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우리나라에선 124,000 건의 이혼이 성사되어 소위 선진국 모임이라는 OECD 회원국 중 최고의 이혼율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혼은 어디서나 힘든 일이지만 이혼에 대한 편견이 엄존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더국 힘들다고 합니다. 이혼하는 당사자들은 물론 그들의 자녀와 가족, 친구 등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출판사 프리덤하우스의 이종민 대표는 10년 전 이혼을 하면서 그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깨닫고 자신처럼 힘겹게 이혼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이혼 이야기>라는 월간지를 창간했다고 합니다. 그 잡지의 웹사이트(www.divorcestory.co.kr)에 실린 인사말에서 이 대표는 이혼에 대한 논의와 대책 마련이 사회 경제적 차원에 집중되어 있어 정작 이혼 당사자와 관련자들은 도움의 손길 없이 고통받고 있다고 얘기합니다. 이혼이 개인의 현실을 넘어 국가가 관리해야 하는 사회적 현상으로 되기 때문에 개인의 삶이 부당하게 침해를 받는 일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혼을 개인의 실수 혹은 허물로 여기는 우리 사회의 그릇된 시선들과 그에서 비롯된 이혼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이혼하는 사람들에게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이혼을 겪는 당사자에게 이혼은 엄연한 현실이자 소중한 삶의 일부분임을 우리는 강조하고자 합니다. 이혼은 가족 해체라는 부정적 측면에서만 볼 게 아니라 재혼, 한부모 가족, 돌싱 등 새로운 가정의 형성이라는 차원에서 바라보아야 합니다.
결혼이 사적인 영역인 만큼 이혼도 다분히 사적인 영역이라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합니다. 결혼은 대부분의 남녀가 일정한 나이에 이르면 마치 통과의례를 치르듯 관습적으로 행하는 의식입니다. 반면 이혼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니라 정말로 필요한 사람들만이 절박한 상황에서 택하는 인생의 분기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혼을 자기 성찰을 통한 합리적인 삶의 방식을 찾을 수 있는 방법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대표는 이혼 당사자들이 이혼이 절망과 고통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게, 자신의 잡지를 통해 법률, 경제, 심리, 양육, 의료 등 전문적인 조언들을 제공하고, 이혼 및 양육문제 상담, 한부모 가족 지원, 청소년 정책 등 정부 각 부처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도와 정책 들을 신속하게 보도하여, "이혼 뿐 아니라 결혼, 재혼, 독신 등 다양한 관계 맺음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를 할 수 있게 하겠다고 합니다.
이혼은 사회경제적 문제는 물론 사별만큼이나 힘든 심리적 고통을 초래한다고 합니다. 좋은 의도로 출발하는 새 잡지가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길 바라는 것과 동시에 결혼에 대한 태도가 변하여 이혼 자체가 줄어들기를 희망합니다. 결혼이 "일정한 나이에 통과의례를 치르듯 관습적으로 행하는 의식"이 아닌 "공통의 목표를 향한 팀 만들기"가 되면 고통스러운 이혼도 감소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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